주가와 기업 이익의 관계
2006.1.26
 
 
주식의 가격이 갑자기 30%정도 떨어지는 것을 겪고 다시 한번 주가외 기업 이익(가치)의 관계를 둘러보게 되었다.
 
회사들 중에는 가치를 만들어 내는 회사도 있고 가치를 까먹는 회사도 있다. 예를 들어 어디서 돈을 100 마련해서 이 돈으로 회사를 차려서 운영한다고 하자. 100의 돈을 마련하려면 당연히 비용이 든다. 내가 이 돈을 마련하기 위해서 들어가는 비용은 얼마일까? 예를 들어 지금 국채의 수익률로 보면 약 5%다. 회사채 수익률로 보면 약 7~8%다. 그냥 8%라고 하자. 그럼 8%의 비용을 주고 빌린 돈 100를 투자해서 내가 버는 이익은 최소 얼마 정도이면 될까? 8%정도면 될까? 안된다. 8%를  주고 빌려서 일년 장사해서 8%를 번다면 장사를 할 이유가 없다. 최소 10%는 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면 내가 빌린 돈 100을 투자해서 버는 최소한의 수익률은 10%는 되어야 한다. 이 10%가 바로 나의 자본 조달 비용(cost of capital)이다.
 
자본조달비용을 다른 방법으로 접근할 수도 있다. 지금 국채의 수익률이 5%이다. 그래서 내가 국채에 투자하면 나는 만기까지 연간 5%의 수익을 낼 수 있다. 그런데 내가 주식에 투자할 경우에는 내가 요구하는 수익률이 이보다 더 높아진다. 왜냐하면 주식은 국채보다 더 위험하다. 잘못하면 손해를 볼 수도 있다. 그래서 위험한 자산에 투자하는 댓가로 추가로 요구하는 수익률(이를 위험 프리미엄 risk premium이라고 한다)를 5%라고 하면 주식에 투자할 때 요구하는 최소 수익률은 10%가 된다. 이것이 바로 cost of capital이 된다.
 
그래서 10%의 자본비용으로 조달한 돈 100를 투자하고 나면 이 회사는 매년 일정한 이익을 만들어 낼 것이다. 만약 이 회사가 평균 매년 10%의 이익을 만들어 낸다면 나는 돈을 버는 것일까? 아니다. 10%의 이익을 만들어 내어서는 나는 돈을 벌지 못한다. 100에서 10%면 10이다. 이 10만큼의 이익으로 나는 빌린 돈 100에대한 자본비용인 10% 즉 10를 주어야 한다. 그러면 나는 본전이다. 그러므로 이 회사는 최소 투자된 자본에대해 매년 10%이상의 이익을 내야한다. 그래야 이 회사는 새로 가치를 만들어 내게 된다.
 
여기서 중요한 개념이 나왔다. 투자한 자본에대한 수익 즉 투자수익률이다. 이를 영어로는 return on invested capital(roic)라고 한다. 그래서 다시 요약하면 roic가 cost of capital(coc)보다 높은 경우에만 회사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낸다. 만약 반대로 roic가 coc보다 낮은 경우에는 회사는 기존의 자산에 새로운 가치를 보태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투자 자산을 까먹는 것이다. 이런 상태에서는 아무리 이익 성장률이 높아도 소용이 없다.
 
많은 사람들이, 아마도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회사의 이익이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 것에 눈이 멀어버린다. 이익의 성장 속도는 좋은 수도 있고 나쁠 수도 있다. roic가 coc보다 높을 경우에는 이익의 성장률이 높은 것이 좋다. 반대의 경우에는 이익의 성장률이 아무리 높아도 소용이 없다. 어떤 면에서 보면 이익의 성장률이 높을 수록 더 빠른 속도로 기존 회사의 가치를 까먹는다.
 
roic가 coc보다 낮은 상태에서 이익의 성장률이 높다는 것이 왜 나쁜 것인지 얼런 이해가 가질 않을 것이다. 또는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가 궁금할 것이다.  예를 들어 여기 두 회사가 있다고 하자. 갑은 전혀 투자금액을 늘리지 않고 이익도 늘어나지 않았다. 을은 투자금액을 30%늘렸는데 이익이 20%늘어났다고 하자.
 
회사 갑
 
기존의 투자금액   100  
지난해 이익          10
올해 이익             10
이익의 성장률       0%
 
회사 을
 
기존의 투자금액    100
추가한 투자금액     30
지난 해 이익          10
올해 이익              12
이익의 성장률        20% 
 
이 경우 회사 을은 새로 투자한 30에서 최소 3의 이익은 만들어 내야 한다. 그래야 자본투자수익률 10%를 유지할 수 있다. 그런데 2밖에 만들어 내지 못했으므로 비록 이익은 늘어났지만 오히려 이 회사는 가치를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가치를 까먹은 것이다.
 
그러므로 투자가들은 회사를 볼 때 이익이 늘어났는지 아닌지를 먼저 볼 것이 아니라 회사의 자본투자수익률이 얼마인지를 먼저 보아야 한다.
 
이제 이상의 논의를 주가이익배수(per=price to earnings ratio)와 연결지워보자.
 
만약 어느 회사의 자본투자수익률이 자본조달비용과 같은 수준이라고 하자. 이런 회사의 주가이익배수는 어느 정도면 적당할까?  자본투자수익률이 자본조달비용과 거의 같다는 말은 주식투자수익률이 자본조달비용과 같다는 말과 같다(*지금 말이 꼬이고 있나? 더 쉽게 드러낼 수는 없을까?)
 
주가이익배수란 주가를 이익으로 나눈 것이다. 이것의 분자분모를 서로 바꾸면 이익/주가가 되어 주식투자수익률이 된다. 이 주식투자수익률이란 바로 자본조달비용 즉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이 최소로 요구하는 투자수익률이다. 만약 최소요구수익률 즉 자본조달비용이 10%(1/10)라고 하면, 이것을 거꾸로 하면 주가/이익=10/1=주가이익배수 10이 된다. 즉  어느 회사의 자본투자수익률(roic)가 자본조달비용(coc)와 같고, 자본조달비용이 10%라고 한다면 이런 회사의 주가이익배수는 10이 적당하다.
 
이제 모든 것이 끝났다. 약간의 사족만 달면 된다. roic>coc인 상황에서 이익의 성장 속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주가이익배수는 높아야 한다. roic=coc인 경우 이익의 성장 속도에 상관없이 주가이이익배수는 일정하다. coc가 10%인 경우 주가이익배수는 10이 적당하다. roic<coc인 경우 당연히 주가이익배수는 낮아야 한다. 단 한 가지 조심한 것은 이런 이야기들이 단순히 숫자 놀이로 끝나서는 안된다. 예을 들면 roic>=<coc..........., 라고 하지만  이것들을 소수점 단위에서 구분한다든가 하는 것은 엉터리 방터리다. 기본 원리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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