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의사의 투자노트]2000 이후엔 투자 손 떼는 게 ‘안전’
- 조정 후 상승장은 위험한 유혹기 ㆍㆍㆍ2200 이후 최대 베팅 해볼만 -- 시골의사 박경철 --
하지만 투자 행위의 목적은 항상 ‘수익을 내는 것이다’. 수익의 크기는 크면 클수록 좋다. 그렇다면 실제 수익이 극대화되는 구간은 언제일까. 그것은 바로 시장이 일정하게 유지되던 변동성 밴드를 벗어나며 급격히 상승하는 순간이다. 즉,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호기는 이때인 셈이다. 그 외의 구간에서는 이익이 적다.
그렇다면 손해 보는 경우는 어떨까. 과연 손해의 크기는 급격하게 오르던 시장이 반락하는 순간이 가장 클까, 아니면 통계적 범주 안에 갇혀 방향성을 상실하는 순간이 더 클까. 정답은 후자다. 이런 당혹스러운 논리는 특히 개인 투자자에게 그대로 적용된다. 몇 차례 강조한 바와 같이 개인 투자자들은 늘 상승하는 시장에 처음 참여한다. 그리고 그들 중의 대부분은 오를 대로 오른 지점에서 투자를 시작한다. 그들은 그래서 조심스럽다.
연초 코스피지수가 1000에서 1500을 넘어갈 때보다 1600을 넘어 쉼 없이 1700으로 내달리는 순간 개인 투자자들의 이익은 극대화된다. 개인 투자자들의 일반적인 투자 논리로도 시장이 급격하게 치솟는 순간에는 어떤 종목을 사도 이익이 난다. 그간 덜 오른 종목을 사도 오르고, 주도주를 사도 오른다.
이때부터 지수 2000까지는 그야말로 수익률에서는 절정을 보이는 순간이다. 하지만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시장이 1700에서 조정을 받을지, 아니면 1800이나 2000일지 모르기 때문에 이런 절호의 기회에 투자할 때는 반대로 소극적인 형태로 이뤄진다. 예를 들어 1500부터 분할 매수하거나, 혹은 적립식 개념의 투자를 하게 되는 것이다.
이때 적립식 개념이나 분산 투자 논리는 전혀 하자가 없어 보인다. 더구나 만약 주가가 조정을 받게 되더라도 결국에는 평균 매수 단가가 낮아질 것이므로 이 방식이 가장 적절하다는 논리는 완벽하다. 하지만 이때 투자자들은 반락의 두려움 때문에 그들의 레버리지를 극대화할 기회를 놓치고 만다.
지수 올라도 빈손인 개인
만약 두려움이 이유라면 투자하지 않는 것이 옳다. 하락을 두려워해 레버리지를 포기할 때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다 2000을 넘어 주가가 3000을 향해 달릴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는 시점이 되면 그동안의 기회비용이 슬슬 안타까워진다.
그래서 많은 투자자들은 이 지점에서 가진 자산의 전부를, 혹은 신용거래까지 동원해 최대한의 레버리지를 구사한다. 물론 이때의 불행은 예고된 것이지만, 그래도 크게 나쁘지 않다. 만약 시장이 3000으로 내쳐 달렸다면 옳은 선택이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단지 안목의 문제일 뿐 방법론에서 최악의 선택은 아니다.
정작 나쁜 것은 그 이후의 대응이다. 가파르게 오른 주가가 급격히 하락하고, 통계적 범주를 벗어나 있던 주도 종목군들이 다시 통계의 범주에 들어오게 되면 이때부터 시장은 ‘혼조 국면’에 들어선다. 즉, 장기 이동평균선과 추세는 여전히 우상향하고 방향을 바꾸지 않았지만 단기 추세가 무너지고 중기 추세 역시 훼손될 가능성이 높아지면 일단 시장의 방향은 개구리의 방향과 같아진다.
장기 추세가 여전히 상향 추세이고 중기 추세가 위협을 받으며 단기 추세가 무너진 상황이라면 최소한 중기 추세가 다시 안정되는지의 여부를 살펴야 방향에 대한 최소한의 예측이 가능해진다. 특히 지금처럼 2000에서 1600대까지 하락한 다음 다시 1900을 회복한 지점은 1600에서 용감하게 사들인 투자자의 입장에서 보면 이익이 난 구간이다.
하지만 이때 용감하게 주식을 사들인 우리들의 ‘전사’들은 자신이 선택한 종목이 반등의 주도주가 아니었다면 지수 대비 눈곱만큼의 이익을 냈을 뿐이다.
그것은 이런 반등 국면이 단기적으로는 강해보이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무려 한 달 이상 횡보세를 이어가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즉, 중장기 추세상의 꾸준한 상승과, 중장기 이동평균선과 가격의 괴리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 시점에서 가격이 중장기 이동평균선 위에서 움직이는 국면으로 전환된 것에 불과한 것이다. 이 때문에 설령 반등이 2000을 넘어 2100이 된다고 해도 그것은 7월 후반 대비 미미한 상승, 혹은 여전한 횡보에 해당하는 것이다.
이 점은 냉정하게 보면 같은 2000이라도 조정 전과 달리 통계적 범주에서 가격이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것일 뿐, 1600에서 2000에 이르는 과정과 조정 후 2000에 이르는 과정은 그 성격과 질에서 엄청난 차이가 있음을 의미한다. 즉, 과거의 기준에서는 아무 생각 없이 계속 오르는 주식을 사거나 덜 오른 주식을 사거나 모두 상당한 이익이 발생하는 기회의 시장에서 자칫하면 소외되거나, 혹은 ‘사면 내리고 팔면 오르는’ 황당한 시장을 상대하고 있는 것이라는 뜻이다.
그러나 이때부터 개인 투자자들의 대응은 위험수위를 넘나들게 된다. 예를 들어 1600에서 적립형 투자를 했다가 상대적으로 이익의 기회를 놓친 투자자들이 거치형 투자로 전환하게 되고, 또 1900이나 2000 주변에서 투자했다가 이미 손실을 본 투자자들은 그것을 만회하기 위해 신용거래를 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물론 그전에 이미 1800 수준에서 신용거래를 했다가 손실이 커진 투자자들은 그 유혹이 더욱 커질 것이다. 이익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을 때는 신중하다가 불리한 상황이 되면 오히려 판돈을 키우는 심리가 작용하는 것이다.
사면 내리고 팔면 오르는 이유
만약 이런 심리를 정확히 이해하고 다시 투자한다면 우리는 지금 어떤 투자 패턴을 가지는 것이 바람직할까. 가상 시나리오를 기준으로 생각해 보자. 과거 1000에서 1500까지는 통계의 범주에서 움직였기 때문에 적립형 투자나, 분할 매수 등이 합리적이다. 하지만 1500에서 1700 구간을 넘어가는 순간부터 2000까지는 가능한 한 자금을 총동원해 투자해야 한다. 이 경우 수익률은 아마 스스로도 믿어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2000에서 급격히 무너진 다음은 어떻게 될까. 물론 당신이 안목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미 일정 부분 이익을 실현했을 것이지만, 설령 그렇지 못했더라도 걱정할 것은 없다. 왜냐하면 통계적 범주를 벗어나는 강한 상승은 무너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소위 조정을 기다렸던 대기 매수 자금들이 지수를 다시 2000 가까이 밀어 올릴 것이다. 하지만 2000을 넘어 간다고 해도(필자의 생각엔 2100 내외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 개인은 2000 수준에서 거의 모든 주식을 매도하고 다시 분할 매수, 혹은 적립식 개념으로 돌아가거나 쉬어야 옳다.
이때 추가 수익을 올리는 것은 전문가들의 몫이지 개인의 몫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게 시장이 서너 달에 걸쳐 2200이 되었다면 적립식 개념, 혹은 관망의 개념을 취하는 것이 옳다. 하지만 시장이 한 달 만에 내쳐 2200까지 달렸다면 다시 거치식 개념, 혹은 최대한의 레버리지를 구사해도 좋다. 이유는 이미 이익을 냈기 때문에 여유가 있고 이런 상황은 다시 무엇을 사건 이익이 나는 골디락스 구간이 도래한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신이 지금 2000까지 적립식 개념으로 투자했거나, 혹은 거치식 개념으로 투자한 후 현재 이익이 거의 없거나, 혹은 약간의 손실이 있다면 반드시 적립식 개념으로 투자하거나 관망해야 한다. 하지만 많은 개인 투자자들은 지금 이 순간 자신이 가진 레버리지를 전부 구사할 준비를 하거나 이미 하고 있을 것이다.
정리해 보자. 시장은 항상 확률적 범주의 구간이 있고, 또 그것을 벗어나는 초강세 국면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익을 내기 가장 쉬운 구간은 후자이고, 손실이 크게 나는 구간은 전자다. 후자는 반락해도 다시 원금을 회복할 기회를 주지만, 전자는 반락하면 그대로 무너지기 때문에 위험한 것이다. 이 부분은 다음 호에서 좀 더 쉽게 알아보기로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처음 주식 투자를 시작할 때 신중하다. 특히 시장이 통계의 범주를 벗어나 급격히 오르기 시작할 때는 대단히 조심스럽다. ‘너무 빠르게 올랐다’는 이유로, 혹은 ‘너무 많이 올랐다’는 이유로 언제 반락할지 두려운 것이다. 그래서 이 국면에서는 대부분의 전문가들도 ‘조정 시 매수’와 같은 소극적 의견을 제시한다. 머릿속에 ‘손해’에 대한 두려움이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주식일반 > 박경철(주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주식)…‘이격’은 범주 내 변동성일 뿐 (0) | 2007.10.19 |
---|---|
(주식)경기 방어주로 중단기 승부해야 (0) | 2007.10.19 |
(주식)ㆍㆍㆍ확률과 어긋나는 지점 파악해야 (0) | 2007.10.19 |
(주식)ㆍㆍㆍ'과거를 믿지 말라' (0) | 2007.10.19 |
(주식) 부자의 마음으로 투자해야 성공한다 (0) | 2007.10.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