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의사의 투자노트]개인투자 필패의 3가지 이유 부자의 마음으로 투자해야 성공한다

- 개인투자 성공확률 10%ㆍㆍㆍ초보들의 승리는 '한때의 영광'                   --시골의사 박경철--

 

 필자의 지론은 ‘개인 투자자가 주식시장에서 성공할 확률은 10%’라는 것이다. 이 점은 그동안 필자가 진행한 방송이나 책 등에서 무수히 언급한 내용이니 새로울 것도 없지만, 혹자는 지금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데 괜한 딴죽을 걸거나 야료를 부리는 것처럼 생각할 여지도 있다. 하지만 필자의 생각은 ‘상황에 따라서’라는 것이 아니다. 그것이 주식, 혹은 투자시장의 본질이라는 것이다.

 

여러 번 따 한 번에 날리는 개인

그 이유는 몇 가지가 있는데 그중 한두 가지만 예로 들어보면 이렇다. 먼저 개인 투자자가 주식시장에 들어오는 시기의 문제다. 시장에는 많은 투자자자들이 있지만 그들의 대부분, 혹은 절반 이상은 항상 새로 시장에 들어 온 사람들이다. 설령 실전 경험을 오래 쌓은 백전노장이 있다 하더라도 그 역시 한때는 초보 투자자였을 것이다.

 

그런데 초보 투자자가 주식시장에 처음 들어오는 시기는 언제일까. 그것은 바로 시장이 한창 좋을 때, 시장이 오를 만큼 올라서 많은 사람들이 너도나도 투자 시장에 뛰어들 때, 신문방송에서 늘 투자 이야기만 나오고, 투자로 대박난 사람의 이야기가 무시로 오르내리고, 오락 프로그램에 개인 투자자의 성공기가 등장할 때, 성직자가 객장에 등장할 때, 장바구니가 등장할 때 등이다.

 

시장에 처음 뛰어든 개인 투자자가 주식을 산다면 무엇을 살까. 그는 분명 그 당시 가장 많이 오르고, 각광받고, 전망이 좋다는 종목, 다시 말해 가장 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거래하고 있는 인기 종목을 고르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시장에 처음 들어오는 신규 투자자들은 거개가 다 좋은 장에 좋은 종목을 고르게 된다는 뜻이다. 이때 이 사람은 거의 90%의 확률로 돈을 벌게 된다. 이삼 년간 기세 좋게 오르던 시장에서 최근 몇 달, 혹은 몇 년간 욱일승천의 기세로 오르던 종목이 하필이면 내가 사자마자 떨어질 확률은 거의 없다. 이 말은 바꿔 말하면 대개의 개인 투자자들은 생애 첫 투자에서 수익의 달콤함을 맛볼 확률이 크다는 뜻이다.

 

온 국민이 즐기는 화투 놀이, 그중에서도 고스톱을 예로 들어 보자. 처음 고스톱을 배운 사람이 고스톱을 잘 치는 다른 세 사람과 같이 화투를 치면 처음에는 대개 돈을 딴다. 그 이유는 이 사람은 아직 잘 모르고 두려운 게 많기 때문에 처음에 손에 광이 석 장이 들어오거나, 청단이나 홍단 패를 한꺼번에 손에 쥐지 않으면 죽어버릴 것이다. 그리고는 기회만 오면 다른 전략은 고려할 틈도 없이 무조건 광 석장을 먹고 3점을 나고 당연히 ‘스톱’을 부른다.

 

그렇게 몇 번 3점짜리를 이기고 그 과정에서 다른 사람이 게임을 하는 것을 보면서 화투 게임의 흐름을 조금 이해하게 되면 서서히 전략을 구상하고, 몇 점을 더 얻기 위해 ‘고’를 부르는 일이 많아질 것이고, 손에 광 석 장이 들어오지 않아도 게임에 참여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때가 가장 위험하다. 이 사람은 이때쯤 되면 슬슬 소위 ‘바가지’ 라는 것을 경험하게 되고, 더 길게 치면 결국 판돈을 전부 잃게 될 것이다.

 

시장의 논리도 이와 다르지 않다. 처음에 두려운 마음으로 가장 좋은 장에 가장 좋은 종목을 골라서 조금 이익을 보고 팔고 나면 자신이 생기기 시작한다. 그리고는 조정장에서 저점 매수를 생각해 보기도 하고 이익이 나도 소위 ‘이익 극대화’를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큰 타격을 입고 몇 번 모아둔 작은 이익을 한 번에 모두 잃는 일이 벌어진다. 그래서 개인 투자자들이 처음 투자를 시작하면 이익을 내지만 조금 지나면 필연적으로 손실을 보게 되는 것이다.

 

두 번째, 아쉽게도 개인 투자자들은 구조적으로 주가의 바닥에서 매수해 고점에서 매도하는 일을 할 수가 없다. 일정 부분 상승 후 조정 국면에서 운 좋게 매수하고, 하락 직전에 매도하는 경우는 있지만 시세의 초입에서 매수하고 마지막에 이익을 실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유는 개인 투자자의 시장 진입 논리와 비슷한 맥락이다,

 

시세가 하락하고 연일 주가가 폭락하며 신문 방송에서 주가 하락을 헤드라인으로 삼는 국면에서 개인 투자자가 주식을 확신 매수한다는 것은 로또에 당첨되기만큼이나 어렵다.

 

그러나 기관투자가나 외국인은 다르다. 기관투자가에게 맡겨지는 자금들은 경기 침체와 맞물린 저금리 등으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대형 자금들의 일부가 흘러들어 온 것이다. 외국인 자금도 자국에 비해 지나치게 하락한, 혹은 싼 다른 나라에 저절로 흘러들어가는 자금이다. 그래서 이들 자금의 유입은 늘 바닥을 형성하고 다시 상승의 시동을 거는 변곡점의 기능을 한다. 이렇게 반등한 주가가 오르면 오를수록 일반 개인 투자자들의 참여는 증가한다. 이즈음에는 기관 자금에서도 일반 개인의 비중이 높아진다.

 

평균 주가의 아래쪽에서는 큰손 개인의 자금을 집행하는 기관과 외국인의 비중이 높고, 위쪽에서는 일반 개인의 자금을 집행하는 기관과 개인 투자자 자신의 비중이 높아지는 것이다. 그렇다면 조정, 즉 하락이 시작되면 손실 구조는 어떻게 될까. 시장에 늦게 들어온 사람일수록 손실은 커진다. 예를 들어 지금 코스피 시장이라면 1000, 1500, 2000에 들어온 자금들이 조정이 시작되면 늦게 들어온 순서대로 손실이 커진다. 최근 2000에 투자를 시작한 사람은 이미 15%의 손실을 입었듯이 투자는 빨리 시작한 순서대로 손실이 적다. 그래서 개인 투자자는 늘 손해를 보게 된다.

 

투자금 적은 것도 실패 요인

 

세 번째, 개인 투자자들은 투자 자금이 적기 때문에 손실이 크다. 투자 시장에서는 자금이 크면 클수록 손실이 적고, 이익이 크다. 반대로 자금이 적으면 적을수록 이익이 적고 손실은 크다. 언뜻 듣기에는 해괴한 논리로 들리지만 사실이 그렇다.

예를 들어 여유자금이 100만 원이 있는 사람과 100억 원이 있는 사람이 있다고 가정하자. 100만 원이 있는 사람은 주식시장에 전액을 소위 ‘몰빵’할 것이다. 그리고 그의 목표는 500만 원, 혹은 1000만 원일 수도 있다. 하지만 100억 원이 있는 사람은 주식, 채권, 부동산, 실물 등 다양한 투자 수단을 구사할 것이다. 주식에 30%인 30억 원을 투자했다면 그의 목표 수익은 원금을 포함해 40억 원, 혹은 크게 욕심을 내야 50억 원 정도일 것이다.

 

그래서 전자는 레버리지가 가장 크고 변동성이 큰 종목을 고를 것이고, 후자는 안정적이고 우량한 종목을 고르게 될 것이다. 그리고 막상 자신의 예상과 달리 시장이 움직여서 투자 후에 손실이 났다고 가정하더라도 100만 원을 투자한 사람은 금세 초조해지고, 다시 사고팔고를 반복하겠지만, 30억 원을 투자한 사람은 어지간해서는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어차피 주가라는 것이 선형으로 오르는 것이 아니고 파동을 그리며 상승과 조정을 반복하는 것이라면 전자의 경우에는 고점에 사서 저점에 파는 일을 반복하겠지만 후자는 언제라도 결국 다시 고점에 이를 때 그것을 팔 수 있는 기회를 만날 것이다.

 

이래서 주식시장은 개인 투자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한 게임이 된다. 이 외에도 개인 투자자보다는 기관투자가들에게 접근이 더 용이한 정보의 비대칭성이라든지 게임의 룰에서 가장 중요한 비용(개인 투자자는 수수료를 내지만 기관 투자자는 내지 않는다)의 문제가 있지만, 이는 그야말로 작은 이유에 지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시장에 참여하려는 개인 투자자가 시장에서 살아남는 10%가 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부자의 마음으로 시장을 봐야 한다. 내가 비록 부자가 아니더라도 지금 내게 100억 원 혹은 1000억 원이 있다고 가정하고 부자의 논리로 시장을 대해야 이기는 쪽에 서는 것이고, 반대로 내게 100억 원이 있어도 그 반대의 마음으로 시장을 대하면 늘 패배하는 쪽에 서게 되는 것이다.

투자자들이여, 이기고 싶으면 늘 부자의 마음으로 시장을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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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의사’ 박경철

현직 외과의사이자 국내 최고의 투자전문가로 꼽힌다. 본명보다 ‘시골의사’란 필명으로 유명하다. 투자 분석으로 영리 활동을 하지 않는 거의 유일한 전문가다. 명쾌한 논리와 유려한 문장으로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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