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상주
회사의 주식가치는 언제나 시장에서 주가로 평가 받고 있다. 사람들은 누구나 이 시장가격이 과연 회사의 가치를 적절하게 반영하고 있는지 아닌지 알고 싶어한다.
그래서 주식시장에서는 이를 판단해주는 여러 가지 지표들을 사용하고 있다. 예를 들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지표로는 회사의 영업지표를 주가와 비교하는 것이다. 순이익을 주가와 비교하면 주가이익배수, 순자산과 비교하면 주가순자산배수, 배당과 비교하면 주가배당배수, 매출액과 비교하면 주가매출액배수, 현금흐름과 비교하면 주가현금흐름배수 등이 있다. 이보다 약간 더 복잡한 것으로는 미래이익현재가치할인법이라는 것도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현상은 주가가 가끔은 회사장부에 올라있는 자산가격보다 더 낮은 경우가 있다. 예를 들면 회사의 자산이 모두 100이라고 하자. 그리고 빌려온 돈이 50이라고 하자. 그렇다면 이 회사의 주주가치는 50이어야 한다. 그런데 가끔은 시장에서 오랫동안 50보다 더 낮은 30~40에서 거래되는 경우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날까? 아마도 가장 쉬운 설명은 이 회사가 가끔 적자를 내면서 이익이 거의 늘어나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결국 회사가 자산의 가치를 깎아먹을 것으로 보기 때문일 것이다. 또 한 가지 가능한 설명은 비록 회사의 자산이 100이라고 자산에 올라 있지만 실제로 주주가 여기서 보는 이익은 없으며, 만약 이익을 보려고 자산을 팔면 회사의 자산가치는 장부에 있는 100이 아니라 이보다 낮은 80~90밖에 받지 못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이런 회사에 투자해서 투자수익을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회사가 오랫동안 미미한 실적을 내다 실적이 좋아지는 경우다. 예를 들면 경기가 좋아진다든가 아니면 경영자가 바뀌어서 과거의 잘못된 경영정책을 수정한 경우다. 또는 다른 회사가 이 회사가 가진 잠재성을 보고 이 회사를 인수하는 경우다.
회사의 자산가치와 주가를 비교해서 투자기회를 찾아내는 또 다른 방법도 있다. 이는 자산의 가치가 장부에는 100으로 올라있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더 높은 120~130이 되는 경우다. 자산의 가치가 장부가격보다 더 높게 나오는 경우는 토지의 가격이 올라가거나, 자회사의 가치가 올라가거나, 또는 특허 등 무형자산의 가치가 발생하는 경우다.
이런 경우도 회사의 단기실적, 즉 이익이 나쁘면 주가가 낮은 경우가 생긴다.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은 두 가지 경우 모두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단기실적인 손익계산서를 회사 장기실적의 누적인 대차대조표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런 판단이 왜 잘못인지 다음의 예로 살펴보자.
어떤 회사의 장부에 잇는 자산의 가치가 100이다. 이 회사의 부채는 50이지만 차입금은 전혀 없다. 나머지 50은 보통주다. 회사가 이익을 제대로 내지 못하자 보통주 주주의 가치가 20으로 떨어진 회사가 있다. 이는 당연한 일일까? 다음과 같이 생각해보자.
이 회사가 보통주의 가치 20대신 회사채 20을 발행했다고 하자. 이자율이 5%라면 일년에 이자로 필요한 현금이 1이다. 이 회사는 자산에 현금 및 현금성자산으로 20을 가지고 있다고 하자. 그러면 이 회사는 비록 순이익을 내지 못하더라도 회사채 20을 20년 동안 유지할 수 있다. 즉 이 회사의 보통주 시장가치 20은 마치 고정되고 확정된 이자를 주는 회사채 20과 같은 의미를 가진다. 만약 이 회사의 미래 20년을 보고 이 회사의 회사채에 투자할 바에는 이 회사의 미래가 아주 나빠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면 같은 값을 주고 보통주에 투자하는 것이 더 좋다. 보통주에 투자하면 사정이 좋아지면 회사채에서는 얻을 수 없는 다른 혜택도 얻을 수 있다.
보통 사람들은 회사채는 안전하고 보통주는 안전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은 잘못된 것이다. 무엇이 더 안전한지는 회사채인지 보통주인지 하는 이름이 아니라 그 회사의 자산이 갖는 진정한 가치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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