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투자 안해요" 심상찮은 펀드런 한국일보 | 입력 2010.04.11 22:47
6일동안 2조원 넘게 환매…대형펀드가 주도
꼭지 투자 몰렸던 돈…펀드 재투자는 미미
펀드 환매가 점입가경이다. 3월 한 달간 국내 주식형 펀드(상장지수펀드 제외)에서 1조8,555억원이 빠져나가더니, 4월에는 6거래일(8일 기준) 만에 벌써 2조원이 넘는 돈이 빠졌다. 펀드 환매 행렬이 본격화된 지난해 12월부터 따지면 지금까지 펀드 순유출액만 5조8,883억원에 달한다.
꼭지 투자 몰렸던 돈…펀드 재투자는 미미
펀드 환매가 점입가경이다. 3월 한 달간 국내 주식형 펀드(상장지수펀드 제외)에서 1조8,555억원이 빠져나가더니, 4월에는 6거래일(8일 기준) 만에 벌써 2조원이 넘는 돈이 빠졌다. 펀드 환매 행렬이 본격화된 지난해 12월부터 따지면 지금까지 펀드 순유출액만 5조8,883억원에 달한다.
증권업계는 이 같은 움직임을 2003년, 2007년에 이은 세 번째 '펀드런(펀드 대량 환매)'으로 보고 있다. 특히 환매 발생 배경은 앞선 두 차례와 비슷하지만, 환매 욕구는 훨씬 강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공통점 - 원금 회복형 환매
이번 펀드런에서 빠져나오는 자금 대부분이 코스피지수 1,700포인트를 넘어 2,000포인트까지 돌파했던 2007년 하반기~2008년 초 무렵에 들어갔던 돈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007년 '꼭지'에 들어갔다가 2008년말 글로벌 금융위기로 900선 붕괴라는 '바닥'을 찍으며 시련을 겪었던 돈들이 원금을 회복하자 빠져 나오고 있다는 것. 실제로 지난 2일 주가가 1,700선에 안착하자 펀드에서는 5,000억원이 넘는 돈이 빠졌다.
지난 두 번의 펀드런 때도 유사한 패턴이었다. 코스피지수가 500까지 떨어졌다 800선을 회복한 2003년 3월~2004년 9월에 펀드 환매 행렬이 이어졌고, 1,300대의 저점을 찍고 1,500을 돌파한 2006년 12월~2007년 4월에도 펀드런이 일어났다. 2003년 첫 번째 펀드런 때는 1년 2개월간 3조9,430억원(설정액 기준), 2006년 12월~2007년 4월에는 6조346억원이 순유출됐다.
차이점 - 재투자 안 해
그러나 과거 두 차례 모두 환매가 일단락된 뒤에는 자금이 다시 들어왔던 반면 이번에는 '돌아오는 돈'이 거의 없다. 2007년 4월에는 신규 설정액(2조4,206억원)이 환매액(5조3,071억원)의 절반에 가까웠다. 하지만 펀드런이 본격화된 이번 달의 신규 설정액은 3,765억원으로 환매액(2조6,109억원)의 10%를 조금 넘는 수준. 코스피지수가 1,700선에 올라선 뒤에는 하루 설정액이 많아야 1,000억원 수준이고 500억원에 머무는 경우도 많다. 즉, 나가는 돈은 많으나 재투자는 없는 상황이다. 투자자들의 환매 욕구가 그만큼 강하다는 분석이다.
한국투신운용 강신우 부사장은 "잘못된 시점에 들어와 마음 고생하던 돈이 혹독한 교육을 받고 나가는 중이며 지수가 크게 오르거나 빠지지 않는 한 환매는 계속될 것"이라며 "갈 데 없는 돈이 다시 펀드로 들어온다 해도 과거 같은 무조건적 투자가 아니라 냉정하게 판단하고 들어오는 돈일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펀드 위주 환매
이번 펀드런을 주도하는 것은 설정액 5,000억원~3조원 규모의 대형 펀드다. 설정액이 3조원에 육박하는 '미래에셋인디펜던스주식형K-2Class A'는 230억원(2일) →252억원(5일) →109억원(6일) →185억원(7일) →238억원(8일) 등 매일 100억원 이상의 뭉칫돈이 빠져나갔다. 역시 설정액이 2조원이 넘는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증권투자신탁1(주식)(A)'도 5일 하루 248억원이 이탈하는 등 최근 4일간 700억원 넘는 자금이 유출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국내주식형펀드 설정규모가 작년 말 28조5,228억에서 4월8일 현재 25조9,466억원으로 3조원 가까이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NH-CA프리미어인덱스증권투자신탁1[주식-파생형]Class C'(설정액 422억원) 등 설정액 1,000억원 안팎의 중소형 펀드에는 적은 규모지만 신규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투자자들이 펀드 이름이나 규모를 중시하던 과거 행태에서 벗어나 점차 '실속형'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공통점 - 원금 회복형 환매
이번 펀드런에서 빠져나오는 자금 대부분이 코스피지수 1,700포인트를 넘어 2,000포인트까지 돌파했던 2007년 하반기~2008년 초 무렵에 들어갔던 돈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007년 '꼭지'에 들어갔다가 2008년말 글로벌 금융위기로 900선 붕괴라는 '바닥'을 찍으며 시련을 겪었던 돈들이 원금을 회복하자 빠져 나오고 있다는 것. 실제로 지난 2일 주가가 1,700선에 안착하자 펀드에서는 5,000억원이 넘는 돈이 빠졌다.
지난 두 번의 펀드런 때도 유사한 패턴이었다. 코스피지수가 500까지 떨어졌다 800선을 회복한 2003년 3월~2004년 9월에 펀드 환매 행렬이 이어졌고, 1,300대의 저점을 찍고 1,500을 돌파한 2006년 12월~2007년 4월에도 펀드런이 일어났다. 2003년 첫 번째 펀드런 때는 1년 2개월간 3조9,430억원(설정액 기준), 2006년 12월~2007년 4월에는 6조346억원이 순유출됐다.
차이점 - 재투자 안 해
그러나 과거 두 차례 모두 환매가 일단락된 뒤에는 자금이 다시 들어왔던 반면 이번에는 '돌아오는 돈'이 거의 없다. 2007년 4월에는 신규 설정액(2조4,206억원)이 환매액(5조3,071억원)의 절반에 가까웠다. 하지만 펀드런이 본격화된 이번 달의 신규 설정액은 3,765억원으로 환매액(2조6,109억원)의 10%를 조금 넘는 수준. 코스피지수가 1,700선에 올라선 뒤에는 하루 설정액이 많아야 1,000억원 수준이고 500억원에 머무는 경우도 많다. 즉, 나가는 돈은 많으나 재투자는 없는 상황이다. 투자자들의 환매 욕구가 그만큼 강하다는 분석이다.
한국투신운용 강신우 부사장은 "잘못된 시점에 들어와 마음 고생하던 돈이 혹독한 교육을 받고 나가는 중이며 지수가 크게 오르거나 빠지지 않는 한 환매는 계속될 것"이라며 "갈 데 없는 돈이 다시 펀드로 들어온다 해도 과거 같은 무조건적 투자가 아니라 냉정하게 판단하고 들어오는 돈일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펀드 위주 환매
이번 펀드런을 주도하는 것은 설정액 5,000억원~3조원 규모의 대형 펀드다. 설정액이 3조원에 육박하는 '미래에셋인디펜던스주식형K-2Class A'는 230억원(2일) →252억원(5일) →109억원(6일) →185억원(7일) →238억원(8일) 등 매일 100억원 이상의 뭉칫돈이 빠져나갔다. 역시 설정액이 2조원이 넘는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증권투자신탁1(주식)(A)'도 5일 하루 248억원이 이탈하는 등 최근 4일간 700억원 넘는 자금이 유출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국내주식형펀드 설정규모가 작년 말 28조5,228억에서 4월8일 현재 25조9,466억원으로 3조원 가까이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NH-CA프리미어인덱스증권투자신탁1[주식-파생형]Class C'(설정액 422억원) 등 설정액 1,000억원 안팎의 중소형 펀드에는 적은 규모지만 신규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투자자들이 펀드 이름이나 규모를 중시하던 과거 행태에서 벗어나 점차 '실속형'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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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금 건졌으니 다행" 거치식펀드 뭉칫돈 빠져 입력: 2010-04-11 18:03
●펀드환매 누가하나 들여다보니
주요 증권사 지점장·영업직원 설문조사
수익률·지수에 민감한 자산가 환매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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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님,올해 기업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낸다고 합니다. 증시는 좀 더 오를 거란 전망이 대세고요. 3월 이후 8조원 넘게 산 외국인을 보면 추가 상승에 대해 어느 정도 확신을 갖고 있는 것 같은데요. "(영업직원) "언제 주가가 빠진다고 한 적 있어요? 이제 그만 환매해 주세요. 금융위기로 2억(원)이 1억(원) 밑으로 빠졌을 땐 얼마나 아찔하던지…."(고객)
지난 9일 서울테헤란로에 있는 A증권 지점.장 마감 무렵 50대 여성 고객이 들어왔다.수수한차림의 평범한 가정주부로 보였지만 "그만 찾고 싶다"며 내민 국내 주식형펀드 계좌에는 2억원에 달하는 거금이 들어 있었다. 이 고객의 반응은 냉담했다. 이번엔 환매를 작심하고 나온 모습이었다.
A증권 PB는 "작년 9월 이후 3개월여 간격으로 1700선을 세 번이나 돌파했지만 두 번씩이나 다시 밀린 탓인지,이 고객은 '무조건 환매'만 고집했다"고 전했다.
◆뭉칫돈 환매 늘어난다
11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 주식형펀드는 지난달 24일 이후 이달 8일까지 12영업일 연속 자금이 빠져나갔다. 이 기간 순유출액은 3조1000억원에 달했다. 특히 이달 들어 일평균 3700억원 이상 순유출이 일어나 총 2조2300억원이나 빠져나갔다.
한국경제신문이 지난 9일 펀드 환매 현장에 있는 9개 증권사 지점장과 영업담당자 94명을 대상으로 펀드 대량 환매 관련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실제 창구에서 느끼는 최근의 환매는 수익을 낸 적립식보다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떨어지는 거치식의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펀드 환매 중 적립식 비중을 묻는 질문에 '40% 이하'라는 응답이 37.2%(35명)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적립식 비중이 '40~60%' 또는 '60~80%'가 똑같이 27.7%(26명)를 차지했다. 소액 적립식펀드를 주로 판매한 은행이 조사 대상에서 빠지긴 했지만 이번 환매는 거치식 투자자들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앞서 지난해 9월과 올 1월 두 차례 지수 1700대에선 전체 환매 중 적립식 고객 비중이 80%에 달했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최영남 우리투자증권 GS타워WMC센터장은 "거치식 환매 비중이 70% 이상인 데다 환매액이 평균 5000만원을 웃돌며 한꺼번에 5억원을 빼간 고객도 있다"며 "수익률과 지수 흐름에 민감한 거액 자산가들이 많이 환매해간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래에셋증권의 지점장은 "원금을 회복하지 못한 거치식 고객들도 이 정도면 최악은 면했다는 생각에 과감하게 결심한다"면서 "반면 적립식 투자자는 환매보다는 당분간 월 납입을 끊을지 아니면 계속 넣을지 고민한다"고 전했다. 그동안 학습효과를 통해 적립식은 '그래도 낫다'는 믿음이 생겼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이 환매하는 주된 이유로 응답자의 58.1%(55명)가 '원금 회복'을,35.1%(33명)은 '차익 실현'을 꼽았다.
◆재투자 대신 단기상품 대비
펀드를 환매한 투자자들은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종합자산관리계좌(CMA)나 머니마켓펀드(MMF) 등 단기 상품에 예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63.8%(60명)가 '단기 상품'에 예치한다고 답했고 '출금'이 주를 이룬다는 응답자도 23.4%(22명)였지만 '재투자'는 12.8%(12명)에 그쳤다. 한 영업직원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자 전셋값을 올려줘야 한다며 출금하는 생계형 환매도 있다"고 귀띔했다.
재투자하는 고객들은 주가연계증권(ELS),원자재펀드 등 대안상품에 넣거나 주식 직접투자로 이동한 것으로 조사됐다. '대안상품 투자'와 '직접투자'로 옮겨간다는 응답이 각각 26.6%(25명)로 전체의 절반을 넘었다. 증권사를 통해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은 은행 투자자보다 위험 선호 성향이 높아 직접투자로도 상당부분 이동한 것으로 분석된다.
조재형 현대증권 개포지점장은 "삼성그룹주나 일부 성과가 좋은 펀드를 제외한 상당수가 코스피지수 상승률보다 부진해 주식 직접투자에 나서거나 자문형 랩어카운트에 가입하곤 한다"고 말했다.
최근 인기가 높은 소매채권(15.9% · 15명)으로도 환매 자금이 옮겨가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PB는 "12일 발행되는 2년 만기 A-급 웅진홀딩스 회사채 선착순 예약을 받았는데 고객들이 앞다퉈 사겠다는 의사를 보였다"고 말했다. 환매 후 증권사를 이탈해 은행 부동산 등 다른 투자처로 이동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는 전언이다.
서정환/박민제/서보미 기자 ceoseo@hankyung.com
입력: 2010-04-11 18:03 / 수정: 2010-04-12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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