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이 본 사회적 경제.."사람이 주체"

프랑스 니콜라 아자르-캐나다 낸시 님탄 인터뷰 연합뉴스 | 입력 2013.11.07 17:51

프랑스 니콜라 아자르-캐나다 낸시 님탄 인터뷰

(서울=연합뉴스) 이광철 이정현 기자 = 6일부터 이틀간 서울시청 신청사에서는 서울시 주최로 '2013 국제 사회적 경제 포럼' 행사가 열렸다.

햇빛 발전, 도시 농업, 주거 재생 등 20여개 소주제를 놓고 국내외 사회적 경제 관련 단체와 세계 8개 도시 관계자들이 참석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국내에서는 아직 '사회적 경제'라는 개념이 생소하지만, 참가자들은 사회적 경제가 자본주의 경제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지속 가능한 사회를 이끌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마을 기업 등을 아우르는 사회적 경제는 이윤을 적게 내더라도 사람을 중심에 놓고 협력을 바탕으로 삶의 질을 높이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프랑스 사회적 기업 그룹 SOS의 부회장인 니콜라 아자르와 케나타 퀘벡의 사회적 경제 네트워크 샹티에를 이끄는 낸시 님탄은 7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사회적 경제의 특징으로 '사람'을 중심에 둔다는 점을 꼽았다.

아자르 부회장은 사회적 기업으로서 매년 8천억원에 이르는 매출을 올리는 비결을 묻자 "비밀은 사람들이다. 우리 회사의 가장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며 "우리는 사회적 변화를 위해 일하고 기업, 시민사회, 정부와 파트너를 맺는다"고 말했다.

44개 사회적 기업이 모인 SOS는 병원, 미디어, 사회투자, 재활센터 등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 있다.

님탄 대표는 "경제학은 수학이 아니라 사람이 중심이 되는 사회학이다. 사회적 경제는 정파적인 문제가 아니라 사람에게 힘을 실어주는 개념이다"라며 "진보, 보수와 상관없이 사람이 중심이 되고 주도권을 갖는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가 이끄는 샹티에는 캐나다의 사회적 경제의 중심지인 퀘벡에서 여러 사회적 경제 주체를 연결해주는 '네트워크의 네트워크'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과거에는 정부가 투자를 하면 환경, 사회문제에는 관심 없이 수익만 추구했는데 사회적 기업은 정부에 사회적, 환경적 요인을 고려하도록 요구하고 정부가 이 문제를 인식하게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에서는 사회적 기업이 특정 진영의 정치세력화 수단으로 쓰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는 질문에 두 사람은 한결같이 '결과'가 말해줄 것이라며 정파와는 관련이 없는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아자르 부회장은 "사회적 경제를 악용하는 사람은 결국 지게 돼 있다. 변화에 대한 희망을 품은 사람들이 실망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님탄 대표는 "사회적 경제는 당파의 문제가 아니라 커뮤니티, 도시의 문제다. 결과가 모두를 설득할 수 있을 것이다"라며 "자원을 잘 활용하고 정부 돈이 적게 든다면 진보든 보수든 설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자르 부회장은 한국의 사회적 기업 사례에 대해 "이제 시작 단계라서 성공 사례를 많이 듣지는 못했지만 명동에서 탈북자를 고용해 양질의 커피를 제공하는 커피 전문점은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님탄 대표는 캐나다의 사회적 기업 한 곳의 예를 들며 "5천명 중 4천명이 장애인인데 나중에 성과를 분석해보니 정부의 복지 예산 지출이 궁극적으로 줄었다"며 "고용창출은 물론 인간 존엄성을 높이고 국가 재정도 확대하는 결과를 거두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자본주의 모델은 기본적으로 한계에 봉착했다. 사회적 경제는 천천히 옳은 방향으로 우리를 이끌어줄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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