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10곳 부실징후..영업이익보다 이자 많아"한겨레 입력 2013.11.04 20:00 수정 2013.11.04 22:40
[한겨레]경제개혁연구소 보고서
내부거래 등 제거해 분석
"2010년 6곳중 3년내 절반 쓰러져"
금융위 "구조조정 세게 독려할 것"
부채비율 200%를 넘는 재벌그룹이 20곳에 이르고, 이들 중 절반은 영업으로 번 돈으로 이자도 감당하지 못하는 부실 또는 부실징후 그룹이어서 선제적 구조조정이 시급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부도 부실기업 문제를 올해 안에 매듭짓는다는 방침이어서, 앞으로 기업 구조조정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경제개혁연구소(소장 김우찬 고려대 교수)는 4일 '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연결재무비율 분석'(연구자 이수정·이은정·채이배) 보고서에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46곳(비상장 공기업집단, 금융그룹, 워크아웃·법정관리 그룹 제외) 가운데 2012 회계연도 기준으로 연결부채비율(이하 부채비율)이 200%를 초과하는 재벌이 20곳에 달하고, 이들 가운데 10곳은 연결이자보상배율(이하 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으로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감당하지 못하는 부실(징후) 그룹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부채비율이 300%를 초과하는 그룹도 10곳에 달하고, 영업적자를 기록해 이자보상배율이 음수(마이너스)인 그룹도 3곳이나 됐다. 통상적으로는 부채비율이 100% 이내이고, 이자보상배율이 3배 이상이면 안정적 수준이라고 본다.
다른 정부나 금융기관의 분석에 비해 대기업 부실이 심각하게 나타난 것은 개별기업의 재무제표를 단순 합산하는 방식 대신 계열사간 출자와 내부거래를 제거한 연결기준으로 분석을 했기 때문이다. 연결기준 분석은 그룹 단위의 재무건전성을 더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경제개혁연구소의 채이배 연구위원은 "2010 회계연도 기준으로 부실(부채비율이 100%를 초과하고, 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로 추정한 동양, 대한전선, 에스티엑스, 한진, 두산 등 6개 그룹 중에서 2년10개월 동안 무려 절반이 쓰러졌다. 부실 또는 부실징후 그룹에 대한 선제적 구조조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특히 부채비율 상위 1~4위이고, 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인 현대, 한진, 두산, 동부 등 4곳을 요주의 대상으로 꼽았다. 현대는 부채비율이 895%로 가장 높고, 영업이익도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현재 금융권 차입금이 3조2000억원대이고, 회사채 발행액은 1조6000억원에 이른다. 한진은 부채비율이 678%로 2위이고, 이자보상배율도 0.04배에 그치는 등 재무구조가 급속도로 나빠지고 있다. 한진의 금융권 차입액과 회사채 발행액은 각각 6조원대와 6조7000억원대에 이른다. 동부는 부채비율이 259%로 4위고, 이자보상배율도 0.3에 그친다. 동부의 금융차입금과 회사채 발행액은 각각 3조8천억원과 2조원대에 달한다.
금융감독당국도 채권은행을 통해 부실 또는 부실징후 대기업의 자산매각 등 신속한 구조조정을 강하게 압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동안 동양그룹 등 부실 대기업의 구조조정을 방치하다가 실기했다는 비판을 들을 때와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금융위원회의 고위 관계자는 "(부실 대기업들이) 자산을 적극적으로 팔도록 채권단을 통해 세게 독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도 기업 구조조정을 올해 안에 매듭지어, 내년에는 부실기업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금융감독당국에 이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지난 1일 국회 정무위 국감에서 "(이전 정부에서는) 대기업 구조조정이 계속 이연됐으나, 이번 정부에서는 부실 대기업을 정리하고 간다는 방침"이라고 말한 것도 이런 뜻이 반영됐다는 풀이다. 기업 구조조정에 정통한 금융회사 대표는 "올해까지 부실기업 정리는 이전 이명박 정부의 책임으로 돌릴 수 있지만, 내년 이후에는 현 정부의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기업 구조조정이 속도를 낸다고 해서 퇴출기업이 바로 발생할 지는 아직 미지수다. 금융위원회의 고위 관계자는 "점검 결과 동양 이후 당장 터질 곳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내부거래 등 제거해 분석
"2010년 6곳중 3년내 절반 쓰러져"
금융위 "구조조정 세게 독려할 것"
부채비율 200%를 넘는 재벌그룹이 20곳에 이르고, 이들 중 절반은 영업으로 번 돈으로 이자도 감당하지 못하는 부실 또는 부실징후 그룹이어서 선제적 구조조정이 시급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정부도 부실기업 문제를 올해 안에 매듭짓는다는 방침이어서, 앞으로 기업 구조조정 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다른 정부나 금융기관의 분석에 비해 대기업 부실이 심각하게 나타난 것은 개별기업의 재무제표를 단순 합산하는 방식 대신 계열사간 출자와 내부거래를 제거한 연결기준으로 분석을 했기 때문이다. 연결기준 분석은 그룹 단위의 재무건전성을 더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경제개혁연구소의 채이배 연구위원은 "2010 회계연도 기준으로 부실(부채비율이 100%를 초과하고, 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로 추정한 동양, 대한전선, 에스티엑스, 한진, 두산 등 6개 그룹 중에서 2년10개월 동안 무려 절반이 쓰러졌다. 부실 또는 부실징후 그룹에 대한 선제적 구조조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특히 부채비율 상위 1~4위이고, 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인 현대, 한진, 두산, 동부 등 4곳을 요주의 대상으로 꼽았다. 현대는 부채비율이 895%로 가장 높고, 영업이익도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현재 금융권 차입금이 3조2000억원대이고, 회사채 발행액은 1조6000억원에 이른다. 한진은 부채비율이 678%로 2위이고, 이자보상배율도 0.04배에 그치는 등 재무구조가 급속도로 나빠지고 있다. 한진의 금융권 차입액과 회사채 발행액은 각각 6조원대와 6조7000억원대에 이른다. 동부는 부채비율이 259%로 4위고, 이자보상배율도 0.3에 그친다. 동부의 금융차입금과 회사채 발행액은 각각 3조8천억원과 2조원대에 달한다.
금융감독당국도 채권은행을 통해 부실 또는 부실징후 대기업의 자산매각 등 신속한 구조조정을 강하게 압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동안 동양그룹 등 부실 대기업의 구조조정을 방치하다가 실기했다는 비판을 들을 때와는 사뭇 달라진 모습이다. 금융위원회의 고위 관계자는 "(부실 대기업들이) 자산을 적극적으로 팔도록 채권단을 통해 세게 독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도 기업 구조조정을 올해 안에 매듭지어, 내년에는 부실기업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금융감독당국에 이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지난 1일 국회 정무위 국감에서 "(이전 정부에서는) 대기업 구조조정이 계속 이연됐으나, 이번 정부에서는 부실 대기업을 정리하고 간다는 방침"이라고 말한 것도 이런 뜻이 반영됐다는 풀이다. 기업 구조조정에 정통한 금융회사 대표는 "올해까지 부실기업 정리는 이전 이명박 정부의 책임으로 돌릴 수 있지만, 내년 이후에는 현 정부의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 같다"고 말했다. 기업 구조조정이 속도를 낸다고 해서 퇴출기업이 바로 발생할 지는 아직 미지수다. 금융위원회의 고위 관계자는 "점검 결과 동양 이후 당장 터질 곳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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