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5년 내 집값 폭락 가능성 70~80%"
조선일보 송창섭 이코노미조선 기자 입력 2013.10.13 11:53
"세계경제가 장기 저성장에 들어가면서 강력한 상승 모멘텀을 지원받지 못한 국내 부동산 시장은 일본처럼 6~7년에서 길게는 10년 이상 지속적인 가격 폭락 국면에 진입할 것이다."
소장 미래학자인 최윤식 아시아미래인재연구소장의 한국 경제와 부동산 시장에 대한 진단은 섬뜩했다. 지난 몇 년간 부동산 경기가 극심한 혹한기를 지내면서 한번쯤 일반인들이 '이러다 장기 침체로 가는 건 아닌가' , '한국판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이 나타나는 건 아닌가'라고 생각한 것을 최윤식 소장은 미래학적 분석 기법을 통해 입증했다.
그리고 그가 내린 결론은 "부동산으로 돈 버는 시대는 지났다. 부동산이 대박을 터트려줄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낭떠러지를 향해 내달리는 기차(무리한 부동산 투자)에서 뛰어 내려라"다.
올 8월 펴낸 저서 < 2030 대담한 미래 > 에서 그는 미래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을 가리켜 구약성서 창세기 편에 나오는 '7년 흉년의 재현'이라고 설명했다. 성경에 따르면 이집트에 살던 고대 이스라엘인들은 7년의 풍년을 끝내고 7년간 극심한 흉년을 경험했다. 최 소장이 예측하는 미래 대한민국 부동산 역시 2000년대 초반 저금리가 만든 집값 상승(7년 풍년)이후 불어닥친 '대흉년의 참담함'이라는 설명이다.
◇"내년부터 부동산 디플레 시대 열려"
부동산학을 전공하지 않은 미래학자의 진단치고는 상당히 대담했다.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그의 주장을 '공포마케팅' 수준으로 폄하한다. 이러한 외부 시각에 대해 최 소장은 "어느 국가나 어느 기업이나 위기는 항상 상존해 있는데 문제는 위기 시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있다"고 설명했다. 위기의 시작은 바로 축제에서 비롯된다는 게 최 소장의 주장이다. 그러면서 그는 5년 내 집값이 폭락할 가능성이 70~80%라고 결론 내렸다.
"미래학자들은 미래를 말할 때 단수 퓨처(Future)가 아닌 복수 퓨처스(futures)를 씁니다. 그건 미래는 열려 있고 우리의 선택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부동산 문제만 해도 위기가 닥쳐올 확률이 70~80%지만 100%가 아니라는 것은 어떻게 대비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최윤식 소장은 2008년부터 주요 강연을 통해 부동산 위기론을 전파해왔다. 당시부터 그는 세계 경제 위기 속에 주식과 환율시장은 반복적으로 요동치고 이는 극심한 시장 침체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 정부가 국채를 발행해 부동산 경기를 떠받치려하면서 그나마 폭락사태는 겨우 피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지금, 그의 예상은 거의 맞아 떨어지고 있다.
최윤식 소장이 우려하는 시나리오는 이렇다. 경기 침체로 실질 소득이 줄고 여기에 자산 가치까지 감소하면 수백만명의 신용불량자가 발생한다. 부동산에 물린 유동자금이 많아지게 되면 소비가 줄고 이는 내수시장 위축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이 와중에 이자를 감당할 수 없게 되는 200만가구가 한꺼번에 매물을 쏟아내면서 '부동산 디플레이션'이 현실화된다는 것이다. 그는 이 시기를 내년부터 2016년까지로 내다봤다.
"미국의 서브프라임 사태가 왜 발생한 거죠. 정상적인 신용도를 갖추지 못한 사람들에게까지 대출을 해줬기 때문에 그런 거 아닙니까. 서울지역 30평(99㎡)대 아파트 평균 매매값이 6억원 정도 된다고 합니다. 제1, 2금융권을 합쳐 집값의 80%까지 대출받았다고 치면 이자 부담을 위해서는 억대 연봉을 받아야 할 겁니다. 주변을 보세요. 서울에 아파트를 보유한 사람들이 다 그렇습니까. 지금 시세는 분명 거품입니다. 저는 최소한 지금보다 30~40% 정도 아파트값이 떨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지나친 비약이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부동산 투자에는 심리 요인이 큰 변수이기 때문에 극단적인 상황에 놓인 사람이 소수여도 파급효과는 상당하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이 과정에서 정부의 역할은 무엇일까. 최윤식 소장은 △시장 참여자에게 집값이 더 떨어지지 않을 거라는 희망을 주지 말고 △사람들이 무리해서 집을 사도록 저리로 지원해줘서는 안 된다고 주문했다. 그런 면에서 이번 8·28대책 역시 자연적인 시장 흐름에 역행하는 처사라는 게 그의 일관된 주장이다.
◇"정부, 시장에 괜한 기대감 주지 말아야"
"지금 우리 사회는 모두가 손해를 보지 않으려 합니다. 그런데 지금처럼 집값이 비싸면 당장 은퇴를 앞둔 베이비붐세대는 행복하겠지만 미래 수요층인 20~30대들은 주택 구입이 더 힘들어집니다. 정부의 바람직한 부동산 정책은 아버지 세대는 손해 보더라도 아들 세대에 가서는 이익을 보도록 하는 쪽에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고 봅니다."
최 소장은 < 2030 대담한 미래 > 를 총 3편에 걸쳐 발간할 계획이다. 후속인 2권은 오는 11월 발간이 목표다. 이번 1권의 키워드가 '위기'라면 2권은 '희망'이다. 그렇다면 부동산, 건설시장에서 그가 말하고 싶은 희망은 어떤 것일까.
"이번에 언급했지만 가격이 정상화된 후 2020년 무렵이면 부동산 시장에도 이른바 뉴노멀(New Normal) 시대가 열릴 겁니다. 아마도 그때쯤이면 사람들은 주택을 소유가 아닌 거주로 볼 겁니다. 1인 가구와 소형주택도 화려하게 꽃피울 거고요. 앞으로 부동산 투자는 지금처럼 아무나 돈만 있으면 수익을 올리는 것에서 벗어나 전문적으로 연구하고 상품화시키는 소위 전문가 시대가 보편화될 겁니다."
최 소장은 미래학 분야에서 권위 있는 미국 휴스턴대 미래학부에서 아시아인 최초로 학사학위를 받았고 세계적 미래학자 피터 C. 비숍을 사사했다. 지난 8월에는 인천 송도에 설립된 한국 뉴욕주립대 초대 미래기술경영연구원장에 선임되기도 했다. 지금까지 그는 < 2030 부의 미래지도 > , < 2020 부의 전쟁 IN Asia > 와 < 10년 후에도 살아남을 직장인을 위한 안내서 > 등 다수의 미래예측서를 발간했으며 이 중 < 2030년 부의 미래지도 > 는 출간 직후 일본 아마존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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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으로 돈 버는 시대는 완전히 끝나.."
조선일보 송창섭 이코노미조선 기자 입력 2013.10.12 12:33
최근 부동산 시장과 관련해 김수현 세종대 교수(도시부동산대학원장)의 진단은 명쾌하다. 요약하자면 "대량공급의 시대는 2000년대 말로 끝났다. 집값은 무조건 오른다는 환상은 버리자. 이제 부동산으로 돈 버는 시대는 끝났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전세난이 심해지는 상황 속에서도 여전히 서민들은 부동산으로 대박을 꿈꾸는 현재 상황은 어떻게 봐야 할까.
"1988년은 우리 부동산 시장에서 굉장히 중요한 해입니다. 그 전까지만 해도 연평균 공급된 주택수가 20만가구에 불과했는데 88년 이후부터는 50만가구로 늘어났어요. 이후 평균 30만가구 정도씩 집이 지어졌는데 이런 정책은 정확히 20년 후인 2008년 노무현 정부에서 끝났다고 봐야 합니다. 그런데 여전히 사람들은 부동산으로 돈 버는 것을 꿈꾸다보니 지금과 같은 시장 왜곡 현상이 발생하는 겁니다."
부동산학계에서 김 교수는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소장학자로 평가받고 있다. 김수현 교수는 서울대 도시공학과를 졸업하고 국내 대표적인 빈민주거연구기관인 한국도시연구소 창립을 주도했다. 이후 참여정부 출범과 함께 청와대로 들어가 국민경제비서관, 사회정책비서관을 역임하고 2008년까지 환경부 차관을 지냈다.
참여정부의 대표 규제책인 10·29대책과 8·31대책은 모두 김 교수가 청와대 재직시절 만든 작품들이다. 사실상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그의 머리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다보니 김 교수의 정세 판단이나 해법 역시 객관적이면서 현실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김 교수는 이명박 정부에 이어 박근혜 정부 역시 막연한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난 2011년 펴낸 저서 < 부동산은 끝났다 > 에서 지금의 부동산 투자자 심리를 '스톡홀롬 신드롬'으로 표현했다. 스톡홀롬 신드롬이란 무장 강도에게 잡힌 인질이 살기 위해 강도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다 보면 인질범을 옹호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인질범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는 범죄심리학 이론이다.
이를 부동산에 대입시키면 무장 강도는 '집값', 인질은 '투자자'다. 결국 김 교수는 장기적으로 집값이 떨어질 것을 알면서도 사회 전체가 가격 상승이라는 집단 최면에 빠져 있다고 진단했다.
◇"우리 사회, 집값 상승에 집단 최면 걸려"
그는 이명박 정부부터 현재까지 상황을 '부동산 시장의 구조적 전환기'로 요약했다. 고도성장이 만든 대가로 경우에 따라서는 승자의 저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절대적으로 집이 부족한 시대가 아닌 마당에 매년 일정 가구씩 아파트를 지어야 집값이 안정되고 전세난이 매매값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논리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점에 대해 의문을 표시했다.
그런 면에서 이번 8·28 부동산대책도 실제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구조적 전환기를 적응하지 못하는 시장 참여자(수요자)들이 받을 충격을 줄이기 위해서 속도조절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돼 있다 보니 집을 사고 싶은 사람들이 전세를 택한 경우도 일부 있을 겁니다. 더군다나 중장기적으로 우리나라 임대구조가 전세에서 월세로 바뀌는 상황에서 어찌 보면 전세 수요 진작책이 필요할 수밖에 없었을 거예요. 정부로선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겁니다. 정부 정책이 다주택자들의 구매력을 높이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도 그런 뜻으로 여겨집니다."
다만 김 교수는 이번 위기를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주택자의 구매력을 높여 임대사업자수를 늘리는 것과 전·월세상한제를 동시에 도입할 것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이미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는 무력화된 상태예요. 그럴 바에는 임대사업자를 양성화시켜 임대소득세를 부과하는 것을 모색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다주택자들의 임대소득은 사실상 사문화된 상태거든요. 전·월세상한제만 해도 그렇습니다. 이건 교섭력의 균형을 맞춘다는 것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보수 진영에서는 시장 자율성을 해친다고 말하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중에서 비슷한 제도를 시행하는 곳이 굉장히 많습니다. 오히려 정부 계획대로 월세 바우처 제도만 시행하면 이는 오히려 월세 상승을 부추길 겁니다. 지금은 큰 틀에서 '빅딜'이 필요한 시점이에요. 전·월세상한제를 도입할 생각이면 최대한 신속하게 처리하는 것이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는 최선의 선택입니다."
정부가 부동산 정책에 어려움을 표시하는 이유는 내수경기와 직결돼 있어서다. 그동안 역대 정부는 부양책을 펼 때마다 금융, 세제 지원책을 병행해 사용했다. 이번 8·28 부동산대책 역시 신규 내집 마련자에게 장기 저리로 국민주택기금을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김 교수는 이러한 부동산 경기 부양책을 '해장술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가계마다 가처분소득 대비 부채가 전 세계적으로 최상위권인 상황에서 빚을 내 집을 사라고 장려하는 것은 부작용만을 초래할 뿐이라는 생각이다. 김 교수는 구체적으로 수도권 인구가 정점에 달하는 2020년이면 부동산 시장은 지금과는 전혀 다른 속도로 변할 것으로 예상했다.
"임대주택 정책만 해도 공급량에 집착하기보다는 민간 부분을 사들여 점진적이면서도 실효성을 높이는 정책으로 바꿔야 합니다. 이명박 정부가 막대한 공급량을 자랑하며 보금자리정책을 펴는 사이 김포, 동탄 등 2기 신도시는 사실상 실패하지 않았습니까. 지금은 우리 사회가 부동산에 대한 환상을 깨야 할 때입니다. 은퇴를 앞둔 베이비붐 세대들이 '한번만 더 (값을) 올려라', '내 노후를 부동산을 팔아 책임지겠다', '내 돈 안 들이고 집을 고치고 싶다', '집은 클수록 값어치가 있다'는 것이 대표적인 환상이겠죠."
그렇다면 전세난이 심해지는 상황 속에서도 여전히 서민들은 부동산으로 대박을 꿈꾸는 현재 상황은 어떻게 봐야 할까.
"1988년은 우리 부동산 시장에서 굉장히 중요한 해입니다. 그 전까지만 해도 연평균 공급된 주택수가 20만가구에 불과했는데 88년 이후부터는 50만가구로 늘어났어요. 이후 평균 30만가구 정도씩 집이 지어졌는데 이런 정책은 정확히 20년 후인 2008년 노무현 정부에서 끝났다고 봐야 합니다. 그런데 여전히 사람들은 부동산으로 돈 버는 것을 꿈꾸다보니 지금과 같은 시장 왜곡 현상이 발생하는 겁니다."
부동산학계에서 김 교수는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소장학자로 평가받고 있다. 김수현 교수는 서울대 도시공학과를 졸업하고 국내 대표적인 빈민주거연구기관인 한국도시연구소 창립을 주도했다. 이후 참여정부 출범과 함께 청와대로 들어가 국민경제비서관, 사회정책비서관을 역임하고 2008년까지 환경부 차관을 지냈다.
참여정부의 대표 규제책인 10·29대책과 8·31대책은 모두 김 교수가 청와대 재직시절 만든 작품들이다. 사실상 참여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그의 머리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다보니 김 교수의 정세 판단이나 해법 역시 객관적이면서 현실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김 교수는 이명박 정부에 이어 박근혜 정부 역시 막연한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지난 2011년 펴낸 저서 < 부동산은 끝났다 > 에서 지금의 부동산 투자자 심리를 '스톡홀롬 신드롬'으로 표현했다. 스톡홀롬 신드롬이란 무장 강도에게 잡힌 인질이 살기 위해 강도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다 보면 인질범을 옹호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인질범과 사랑에 빠지게 된다는 범죄심리학 이론이다.
이를 부동산에 대입시키면 무장 강도는 '집값', 인질은 '투자자'다. 결국 김 교수는 장기적으로 집값이 떨어질 것을 알면서도 사회 전체가 가격 상승이라는 집단 최면에 빠져 있다고 진단했다.
◇"우리 사회, 집값 상승에 집단 최면 걸려"
그는 이명박 정부부터 현재까지 상황을 '부동산 시장의 구조적 전환기'로 요약했다. 고도성장이 만든 대가로 경우에 따라서는 승자의 저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절대적으로 집이 부족한 시대가 아닌 마당에 매년 일정 가구씩 아파트를 지어야 집값이 안정되고 전세난이 매매값 상승으로 이어진다는 논리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점에 대해 의문을 표시했다.
그런 면에서 이번 8·28 부동산대책도 실제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구조적 전환기를 적응하지 못하는 시장 참여자(수요자)들이 받을 충격을 줄이기 위해서 속도조절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부동산 경기가 침체돼 있다 보니 집을 사고 싶은 사람들이 전세를 택한 경우도 일부 있을 겁니다. 더군다나 중장기적으로 우리나라 임대구조가 전세에서 월세로 바뀌는 상황에서 어찌 보면 전세 수요 진작책이 필요할 수밖에 없었을 거예요. 정부로선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겁니다. 정부 정책이 다주택자들의 구매력을 높이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도 그런 뜻으로 여겨집니다."
다만 김 교수는 이번 위기를 기회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주택자의 구매력을 높여 임대사업자수를 늘리는 것과 전·월세상한제를 동시에 도입할 것을 해법으로 제시했다.
"이미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는 무력화된 상태예요. 그럴 바에는 임대사업자를 양성화시켜 임대소득세를 부과하는 것을 모색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다주택자들의 임대소득은 사실상 사문화된 상태거든요. 전·월세상한제만 해도 그렇습니다. 이건 교섭력의 균형을 맞춘다는 것으로 해석해야 합니다. 보수 진영에서는 시장 자율성을 해친다고 말하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 중에서 비슷한 제도를 시행하는 곳이 굉장히 많습니다. 오히려 정부 계획대로 월세 바우처 제도만 시행하면 이는 오히려 월세 상승을 부추길 겁니다. 지금은 큰 틀에서 '빅딜'이 필요한 시점이에요. 전·월세상한제를 도입할 생각이면 최대한 신속하게 처리하는 것이 부작용을 일으키지 않는 최선의 선택입니다."
정부가 부동산 정책에 어려움을 표시하는 이유는 내수경기와 직결돼 있어서다. 그동안 역대 정부는 부양책을 펼 때마다 금융, 세제 지원책을 병행해 사용했다. 이번 8·28 부동산대책 역시 신규 내집 마련자에게 장기 저리로 국민주택기금을 지원하는 것이 골자다. 김 교수는 이러한 부동산 경기 부양책을 '해장술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가계마다 가처분소득 대비 부채가 전 세계적으로 최상위권인 상황에서 빚을 내 집을 사라고 장려하는 것은 부작용만을 초래할 뿐이라는 생각이다. 김 교수는 구체적으로 수도권 인구가 정점에 달하는 2020년이면 부동산 시장은 지금과는 전혀 다른 속도로 변할 것으로 예상했다.
"임대주택 정책만 해도 공급량에 집착하기보다는 민간 부분을 사들여 점진적이면서도 실효성을 높이는 정책으로 바꿔야 합니다. 이명박 정부가 막대한 공급량을 자랑하며 보금자리정책을 펴는 사이 김포, 동탄 등 2기 신도시는 사실상 실패하지 않았습니까. 지금은 우리 사회가 부동산에 대한 환상을 깨야 할 때입니다. 은퇴를 앞둔 베이비붐 세대들이 '한번만 더 (값을) 올려라', '내 노후를 부동산을 팔아 책임지겠다', '내 돈 안 들이고 집을 고치고 싶다', '집은 클수록 값어치가 있다'는 것이 대표적인 환상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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