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어두기가 적립식펀드의 진리?

장기 투자도 손실 가능성
年8~10% 목표수익 정하고 적극적 환매전략 펼쳐야
매일경제 | 입력 2013.07.01 17:51 | 수정 2013.07.01 19:37

코스피가 1800선까지 출렁거리면서 국내 주식형 펀드에 매달 일정 금액을 불입하는 적립식 투자를 시작하려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적립식 펀드도 시장 상황에 따라 펀드를 환매하거나 이동하는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 조언이다. 일반적으로 '적립식으로 장기 투자하면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손실을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현엽 하나대투증권 상품개발부장은 "일반 주식형 펀드를 적립식으로 3년 이상 투자하는 게 오히려 1년 투자하는 것보다 수익이 낮을 수 있다"며 "적립식 장기 투자가 무조건 높은 수익률을 가져다주지 않는 만큼 수익률 목표를 세우고 달성하면 수익을 실현한 후 기회를 노려 재투자를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적립식 펀드의 가장 큰 장점은 하락장에서 싼값에 주식 수를 늘려놨다가 상승장에서 수익을 내는 평균매입단가 인하(코스트 애버리지) 효과다.

펀드에 매달 30만원씩 넣는다고 하면 주가가 5만원일 때는 6주밖에 못 사지만 주가가 3만원일 때는 10주를 살 수 있다. 주가는 떨어졌지만 그만큼 싸게 많은 주식을 사놓는 기회로 삼아 상승장에서 힘을 발휘하는 것이다.

이런 원리로 코스피가 V자나 U자로 하락했다 반등하는 장에서는 하락할 때 분할 매수로 매입단가를 낮춰 상승하는 장에서 수익을 낼 수 있다. 그러나 상승했다 하락하는 장에서는 반대 현상이 나타난다. 즉, 장기로 투자했더라도 그 기간 주식시장이 상승했다 다시 하락하는 장이었다면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 2007년 초 적립식으로 코스피200 인덱스 펀드에 가입해 매달 같은 금액을 넣었다면 1년 투자에서는 10% 이상 수익을 낼 수 있었다.

그러나 1년 투자 후 환매를 하지 않고 2009년 초까지 2년을 묻어뒀다면 오히려 수익률은 마이너스가 된다.

이처럼 역VㆍU자가 그려지는 장에서는 적립식보다 거치식이 수익률이 높다. 예를 들어 지난해 7월부터 최근까지 12개월간 '트러스톤제갈공명A' 펀드에 적립식으로 매달 10만원씩 넣었다면 수익률은 -0.58%에 불과하다. 그러나 거치식으로 처음에 120만원을 넣어놨다면 11.95%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

이승현 에프앤가이드 연구원은 "최근 3년간 국내 주식형 펀드에 투자했다면 대부분 적립식보다 거치식이 유리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면서 코스피가 크게 상승할 것으로 보기 어렵게 됐다는 점에서 더욱 적립식 펀드의 관리가 필요하다. 코스피는 2011년 말부터 1850~2050 안에 머물러 있다.

한 전문가는 "과거에는 펀드 투자 목표수익률을 20% 이상으로 봤지만 이제는 연 8~10% 정도로 세워 놓고 투자를 하는 게 맞는 시장이 됐다"며 "목표치가 되면 환매하는 게 현명한 투자법"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형주, 중소형주, 시장민감주, 경기방어주 등 투자하는 종목 특성에 따라 펀드 수익률 차이가 큰 만큼 시장 전망에 따라 유리한 펀드를 찾아서 투자를 시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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