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고민…미래 먹거리 어떻게 해야할지

조선비즈 | 설성인 기자 | 입력 2013.04.01 15:42 | 수정 2013.04.01 16:29

"삼성의 미래를 책임질 신사업을 찾아내야 한다"(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2013년 신년메시지)

"삼성의 미래는 신사업·신제품·신기술에 달려있다"(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2012년 신년메시지)

국내 1위에 만족하지 않고 세계 초일류기업을 향해 달리고 있는 삼성그룹에도 고민이 있다. 그룹 내 대표기업인 삼성전자(005930)가 지난해 매출 200조원을 돌파하고, 휴대폰·메모리반도체·TV 등에서 세계 1위를 달리고 있지만 100년을 넘어 200년 장수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새로운 먹을거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삼성은 2010년 5대 신수종 사업을 정하고 2020년까지 50조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로드맵을 세웠다. 하지만 3년이 지난 현재 5대 사업의 전망은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 삼성전자·삼성SDI 중심 신사업 추진…시장상황 악화가 발목

삼성의 5대 신수종사업은 태양전지, 자동차용 전지, LED(발광다이오드), 바이오제약, 의료기기다. 이중 LED와 바이오제약, 의료기기는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태양전지와 자동차용 전지는 삼성SDI(006400)를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최근 1~2년 사이에 시장 상황이 급변했다. 자동차용 전지는 전 세계적으로 그린카 보급이 지지부진하면서 독일 보쉬와의 합작관계가 끊겼다. 각자 자신의 이해관계에 맞게 독자생존의 길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태양전지는 아직까지 업황이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LED 역시 TV에 많이 채용되는 것 외에 미래 시장인 조명은 아직 본격적으로 꽃을 피우지 못한 상황이다. 바이오제약과 의료기기는 세계 시장에서 지배력이 강한 글로벌 플레이어와 맞서 싸우기에는 아직까지 경쟁력이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다.

재계 한 관계자는 "2010년만 해도 삼성의 5대 신수종사업 분야가 지금처럼 시장 상황이 나빠질 것이라는 생각을 못했다"며 "사업의 성패에는 타이밍이 중요한데, 결과적으로 앞으로의 사업 전망은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 신사업추진단장 공석…새로운 사업을 또 찾을 것인가

삼성 미래전략실의 초대 실장을 겸임했던 김순택 전 부회장은 재직시절 신사업추진단장을 겸임했다. 삼성 내 대표적인 기획통으로 본인이 직접 신사업 발굴을 챙기고 그룹의 미래 먹을거리에 신경을 썼던 것이다. 하지만 작년 6월 김 전 부회장은 미래전략실장에서 물러난 것과 동시에 신사업추진단장 자리도 비웠다. 이후 후임 단장은 선임되지 않은 채 시간만 흘렀다.

현 시점에서 삼성의 고민은 5대 신수종사업을 그대로 밀어부칠지, 아니면 이를 대체할 다른 사업을 찾을 것인지 여부다. 전망이 불투명하고 성과가 안 나오는 사업에 무리한 투자를 감행할 수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임원 출신 한 인사는 "IT·전자분야는 1년만 지나도 시장의 흐름이 급변하기 때문에 앞으로 무엇이 대세가 될 지 알 수 없다"면서 "삼성의 추진력으로 5대 신수종을 본궤도에 올릴지, 아니면 버릴건 버리고 살릴 것만 키울지는 좀 더 두고 봐야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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