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턴은 '주식투자에서 돈을 잃고 난 뒤 하늘의 별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는 계산할 수 있으나 주식시장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케인즈는 '주식시장은 바보들이 모여서 벌이는 심리게임'이라고 말하면서 주식투자에서 많은 돈을 벌었다고 한다. 주식투자의 경험이 많은 대가들은 하나같이 앞으로 주가가 어떻게 움직일 것인지 단기적으로 예측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한다.

이런 모든 말들을 모아보면 주식시장은 때로는 합리적이나 때로는 비합리적으로 움직인다는 뜻이다. 주식시장이 갖고 있는 비합리적인 성격은 알 수 없는 미래와 인간이 갖고 있는 비합리성의 결합에서 나온다. 최근에 이런 비합리성을 연구대상으로 하는 행위금융론이 주목을 받고 있다. 이를 통해 얼마간의 실수는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인간은 자신도 모른 채 잘못된 의사 결정을 되풀이하고 있어,,

투자가들 중 대부분은 맞거나 틀리는 것은 차치하고라도 앞으로 주가가 어떻게 움직일지 전망 조차 갖고 있지 않다. 가끔 한번씩 주가 방향에 대한 판단이 서면 이때는 주가가 자신의 생각과는 다르게 움직여서 또 실망하곤 한다. 이런 일이 생기는 것은 주가를 움직이는 요인이 너무 많은 데 비해서 우리 인간의 의사 결정 능력은 기본적으로 보잘 것 없이 약하기 때문이며, 또 주가 자체가 수학 공식과 같은 어떤 법칙을 갖고 움직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지난 40~50년 동안 대학에서 가르치는 투자론에서는 주가는 이용 가능한 모든 정보를 반영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그리고 이것을 보고 주가는 합리적으로 만들어지며, 주식시장은 아주 효율적이라고 말해왔다. 이런 주장을 한 사람들이 노벨 경제학상을 받기도 했다. 그런데 지난 2002년에는 투자가들이 합리적으로 의사 결정을 하는 것이 아니라는 주장을 한 두 사람이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이 사람들이 연구하는 분야를 행위금융론(Behavioral Finance)이라고 부른다. 이들은 지난 90년대 후반 미국의 지나친 주가 상승을 인간의 심리 또는 두뇌 활동에서 일어나는 비합리적인 현상으로 설명하려고 한다. 즉 인간은 자신도 모르게 왜곡된(=biased) 의사 결정을 내리고 이것이 주가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현상을 설명하는 이론들은 대부분 현상이 갖고 있는 일반적인 법칙을 찾아내려고 한다. 이렇게 법칙을 찾아내면 이 법칙을 사용해서 관찰 대상인 현상을 미리 예측하여 자신에게 유리하게 이용하거나 또는 그 대상을 지배할 수 있게 된다. 우리 인간에게 가장 일차적인 관찰 대상은 당연히 자연 현상이다. 자연 현상에서 우리가 찾아낸 가장 큰 법칙은 자연이 스스로 균형을 찾아간다는 것이다. 때로는 불균형이 일어나지만 결국은 다시 균형으로 돌아가려는 성격을 갖고 있다고 본다. 만약 자연이 스스로 균형을 찾아가지 않는다면 자연이 미치광이처럼 날뛰어서 우주가 터지든가 지구가 사막으로 뒤덮이든가 언제 어디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언제나 불안할 것이다. 어쩌면 지금도 아주 느린 속도로 그러고 있는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이런 사고 방식은 인간의 활동을 대상으로 하는 여러 사회현상에도 그대로 사용되고 있다. 즉 사회 현상에도 기본적인 법칙이 있는데 사회 현상은 언제나 균형을 찾아간다는 것이다. 만약 사회 현상이 균형 상태가 아니고 불균형 상태라면 인간의 일상 생활은 언제나 불안하다. 특히 경제학에서 아담 스미스는 '인간이 개인적으로 자기 자신만을 위해 이기적으로 행동해도 사회 전체로는 전체의 부를 더 늘리고 발전시키는 결과를 낳는다'는 정말 기적 같은 현상을 찾아낸 것이다. 개인이 자기 이익을 채우기 위해서 합리적으로 행동하면 할수록, 사회는 더욱 효율적으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제품의 가격이 올라가면 수요가 줄고, 공급이 늘어서 다시 가격은 적정한 수준 즉 균형 수준에서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이런 일이 실제로 일어나기 위해서는 각 경제 주체들이 가격 상승이라는 현상에 대응하여 수요를 줄이고, 공급을 늘리는 쪽으로 행동해야 한다. 이런 행동을 합리적이라고 부른다. 즉 인간은 언제나 또는 대부분 합리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존재라고 보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 인간은 언제나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는 주장들이 나오고 있다. 예를 들면 가격이 올라간다고 반드시 공급이 늘고 수요가 주는 것은 아니다. 물론 인간이 언제나 합리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은 이미 오래 전의 일이고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이것을 하나의 학문으로 체계화 하려는 시도는 최근의 일이다. 특히 주식시장에는 가끔 한번씩 지나친 주가의 상승이나 지나친 주가의 하락이 일어나고 있어 인간이 결코 합리적이 아니라는 사례를 가장 잘 드러내고 있다. 그래서 최근의 행위 금융론(Behavioral Finance)은 주로 심리학에서 도움을 받아, 주식시장에서 주가가 합리적으로 결정된다는 지금까지의 주류 금융이론을 부정하는 여러 가지 연구를 하고 있다. 나아가서 최근에 활발하게 진행중인 유전학이나 뇌 연구와 연결하여 인간의 비합리적인 행동은 이미 유전적으로 그렇게 코드화되어 있어서 과거와 마찬가지로 앞으로도 똑 같은 일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고까지 말하고 있다. 긴 역사에서 가끔 한번씩 주가 거품이 되풀이되는 것을 보면 어쩌면 그런지도 모를 일이다.


인간이 비합리적으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것은 이미 오랜 옛날부터다. 인간의 역사를 약 200만년이라고 보면 주식시장이라는 현상을 체계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하여 하나의 이론을 만들어낸 것은 겨우 40~50년밖에 안 된다. 인간의 역사를 하루 24시간이라고 보면 현대투자이론이 나온 것은 겨우 2초밖에 안 된다. 워렌 버펫은 주식투자에 필요한 아이큐는 보통 정도면 충분하고, 중요한 것은 시장의 움직임에서 나오는 초조함을 조절할 수 있는 성격이라고 말했다.
인간이 내보이는 비합리적인 행위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이 중에서 가장 대표적인 것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인간이 저지르는 심리적 결함 1: 지나친 자기 확신(Over Confidence),,

사람들이 자신에 대해 지나친 확신을 갖는 가장 좋은 예로는 같은 부류의 사람들을 모아놓고 물어보면 잘 드러난다. 예를 들면 의사 100명에게 물어보면 절반 이상이 자신은 평균 이상의 진단 능력을 가졌다고 대답할 것이다. 운전사 100명에게 물어보면 절반 이상이 자신의 운전 실력은 또는 교통법규를 지키는 정도는 평균 이상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사람이 자신에 대해서 자신을 갖는 것은 좋은 일이다. 때로는 지나친 자기 확신도 필요하다. 이런 과신이 있어야 때로는 재미있는 일도 일어나고 사회의 변화 또는 발전도 생기는 것이다. 그러나 주식투자에서 지나친 자기 확신은 큰 손해를 가지고 올 수도 있다. 주식시장에서 자기 확신은 주로 시장의 단기 흐름을 맞추려는 의도로 나타난다. 시장이 올라갈 것으로 보았는데 다행히 올라가면 더욱 더 자신의 능력을 과신하게 되며, 반대로 떨어지면 다른 무엇인가에 핑계를 댄다. 단기로 주식을 자주 사고 파는 사람들 중에는 두 가지 부류의 투자가들이 있다. 하나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몰라서 조금 벌거나 조금 손해가 나면 얼른 팔아버리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편으로는 마치 자신이 단기 주가의 흐름을 알아 맞출 수 있다는 생각으로 사고 팔고를 되풀이 하는 사람들도 있다.

전체적인 자산 배분도 마찬가지다. 단기 전망에 별로 자신이 없는 투자가들은 자산을 주식과 채권에 적당하게 배분한 후 오래 그 비율을 유지해가지만 단기 전망에 자신이 있다고 생각하는 투자가들은 시장의 단기 흐름을 포착해내는 안테나를 높이 세운 채 자주 주식과 채권의 배분 비율을 바꾼다. 자기 과신을 하게 되면 정확하게 맞추려고 한다. 그러나 미래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기가 어렵다. 아니 지금 이미 일어나고 있는 일도 잘 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확하게 맞추려고 선택의 폭을 좁히면 좁힐수록 정확하게 틀릴 가능성은 더 커진다. 케인즈는 정확하게 틀리기보다는 막연하게라도 맞추고 싶다고 했다. 이런 자기 과신에서 생기는 실수에서 벗어나는 한 가지 방법은 분할 매수와 분할 매도다. 우리는 마치 오늘 사지 못하거나 팔지 못하면 마치 내일 세상이 끝나는 것처럼 행동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 인간이 저지르는 심리적 결함 2: 정신적 회계(Mental Accounting),,

이것은 같은 금액의 돈인데도 사람들이 그 값어치가 서로 다르다고 생각하는 것을 말한다. 여기 아주 좋은 예가 있다. 놀음에서 돈을 땄다가 잃어버리면 아무 것도 잃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만약 딴 뒤에 다시 계속하지 않았더라면 부자가 되었을 텐데도 말이다. 사람이 정신적 회계를 하고 있는 현상은 여러 곳에서 찾을 수 있다. 예를 들어 1) 10만원짜리 음악회 표를 샀는데 공연장 앞에 와서 표를 찾았으나 표를 잃어버린 경우와 2) 공연장 앞에 와서 보니 지갑에 있던 돈 10만원을 잃어버린 경우, 둘 다 10만원을 잃어버린 것은 같지만 다시 표를 사는 비율은 서로 다를 것이다.


같은 금액이고 같은 값어치를 갖는데도 이를 정신적으로 어느 회계 항목으로 넣느냐에 따라서 그 값어치를 서로 다르게 느끼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기업의 경영에서도 자주 나타난다. 같은 인건비 10 억원인데도 이것을 그냥 인건비로 처리하면 많아 보이지만 이것을 연구개발비로 처리하면 별로 부담스럽게 느끼지 않는다.


주식투자에서는 정신적 회계는 다른 많은 심리적인 왜곡현상과 연결되어서 나타난다. 예를 들어서 1만원에 산 주가가 처음에 2천원 떨어지면 팔까 말까 많이 망설이지만 2천원으로 떨어진 이후에는 그냥 포기해 버린다. 이것은 게으름, 포기, 막연한 기대, 변화 후에 다시 갖게 될 실망에 대한 공포 등 여러 가지 현상과 연결되어 있다. 이런 정신적인 회계를 막는 한 가지 방법은 투자원칙을 세우고 철저히 그 원칙을 지키는 것이다.


◆ 인간이 저지르는 심리적인 결함 3: 현상 유지(The Status Quo),,

사람에게 지금의 상황이 비록 좋지 않아도 지금의 상태를 그냥 내버려 두려는 심리적인 본능은 아주 강하다. 이것은 변화 이후 지금보다 더 나빠질지도 모른다는 불안 때문이며, 또 자신이 그런 실수를 했다는 자책감 등을 걱정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선택이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에서 오는 흥분을 즐기기보다는 실패하면 어떻게 하나 하는 불안을 더 피하고 싶어한다. 즉 다른 대부분의 심리적인 결함과 마찬가지로 투자가들은 처음의 목적인 투자는 잊어버리고 자기 자신과 심리 게임을 하고 있는 꼴이다.


이것은 앞에서 본 것처럼 1만원에 산 주식이 2천원으로 떨어져 있으면 앞으로 주가가 올라갈 가능성이 없어 보여도 팔지 않고 그냥 내버려 둔다. 이것은 혹시나 팔고 난후에 올라가면 어떻게 하나 하는 두려움 때문이기도 하다.


그러나 앞의 모든 심리적인 결함 현상도 마찬가지지만 현상유지가 언제나 나쁜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주식투자에서 매수하여 장기 보유하는 것은 좋은 전략 중의 하나인데 이것은 얼른 보면 현상 유지와 비슷하다. 현상 유지가 비합리적이 되는 경우는 현실에 문제가 있는데도, 마치 없는 것처럼 왜곡하여 자신을 속이려고 할 때다. 예를 들어 앞에서 예를 든 2천원으로 떨어진 주식을 지금 현금으로 다시 그 주식을 사라고 하면 절대로 사지 않는다고 말하면서도 그 주식을 그냥 들고 있는 현상을 말한다. 인간은 객관적인 현상이 자신이 감당할 수 없는 정도가 되어 자신에게 고통을 주면 본능적으로 여러 가지 심리적인 기제가 작동하여 이것을 자신이 견딜 수 있는 수준으로 수정해 나간다고 한다.


◆ 인간이 저지르는 심리적인 결함 4: 고정 관념(Anchoring),,

이것은 마치 배가 파도에 밀려가지 말라고 닿을 내려 배를 고정해두는 것처럼 이미 어떤 생각에 사로잡혀 있어서 들어오는 정보를 왜곡하여 받아들이는 현상을 말한다. 이런 고정 관념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수없이 저지르고 만나는 현상이며, 때로는 무서운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이것이 무서운 것은 앞에서 말한 다른 모든 심리 현상과 마찬가지로 자신이 그러고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여기서 빠져 나오기 어렵다.


고정관념이 자존심과 만나면 비록 자신이 고정관념에 잡혀 있다는 것을 알아도 반성하려고 하지 않는다. 심하면 자신의 생각과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판단력이 모자란다든가 또는 자신에게 악의적인 감정이 있다고까지 생각하게 된다.


미국의 경우 주식시장은 지난 82~99년까지 17년 동안 14배 올라갔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는 지난 89년부터 지금까지 14년 동안 주가가 1000을 넘지 못하고 정체하고 있다. 당연히 미국의 투자가와 한국의 투자가가 주식시장 자체를 바라보는 생각이 다를 것이다. 또는 자신이 과거에 겪은 성공이나 실패라는 아주 제한된 경험을 일반화하여 앞날을 예상하려고 한다. 그리고 이렇게 한번 시나리오를 만들고 나면 자신의 생각을 부정하는 사실들은 의도적으로 무시하거나 깊이 생각하더라도 결국은 버리고, 반대로 자신의 생각을 지지하는 사실들은 조금의 주저함도 없이 받아들인다.


이런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는 한 가지 방법은 과거를 가능한 한 길게 보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좋은 회사가 있어서 주가그래프를 일봉으로 보니 주가가 엄청 빠르게 올라가서 포기하려고 했는데 이를 월봉으로 보니 여전히 저기 바닥 근처에서 헤매고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도 있다. 또는 1990년대의 신 경제를 1920년대의 신 경제와 비교하면 1990년대 후반 지나친 주가 상승 뒤에 오는 주가 폭락을 피할 수 있는 지혜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 인간이 저지르는 심리적인 결함 5: 집단 전염 효과(Herd Behavior),,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어떤 유전개발업자가 죽어서 천당에 갔는데 이미 천당이 꽉 차서 자리가 없었다. 천당 문지기에게 허락을 받고 유전개발업자들로 가득찬 방문 앞에서 고함을 질렸다. '저기 지옥에 유전이 발견되었다.' 방문이 열리고 사람들이 무리를 지어 지옥으로 달려갔다. 이것을 바라보던 그 사람은 천당 문지기에게 '나도 가봐야겠다. 혹시 정말인지도 모른다.' 하고는 따라서 내려갔다고 한다.


예비군복을 입으면 사람이 달라진다든가, 빨간불인데도 다른 사람이 건너면 같이 지나간다든가 우리는 혼자서는 못하는 행동도 집단으로는 쉽게 하는 것을 수 없이 경험한다. 젊은 사람들이 같은 가방을 메고, 같은 신발을 신는 패션의 유행은 인간이 원시시대부터 갖고 내려오는 대표적인 집단 본능이다. 집단 행동이 무서운 것은 이것이 전염 효과를 갖기 때문이다. 특히 좁은 곳에 여러 사람이 몰려 있는 경우에는 집단 효과가 극적으로 확대된다. 극장에서 불이야 하면 서로 먼저 출입구로 몰려서 피해가 더 커진다. 주식시장도 마찬가지로 좁은 공간이다.


다른 사람 따라 하기 또는 눈치보기는 자신이 혼자서 다른 길을 갈 경우에 만약 그것이 틀리면 바보가 된다는 두려움 때문이기도 하다. 다른 사람을 따라하다 틀리면 모두 같이 틀리므로 보통사람이 되지만, 혼자서 따로 가다 틀리면 바보가 된다. 주식시장이 갖고 있는 전형적인 집단 현상을 역으로 이용하는 투자방법을 다수와 반대로 투자하기(Contrarian Investing)이라고 한다. 이런 방법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여러 사람들이 흥분하여 주식을 사기 위해 몰려들면 조용히 빠져 나오고 반대로 사람들이 두려움에 떨면서 서로 먼저 주식을 팔려고 하면 차분하게 주식을 산다. 그러나 실제로 이런 방법은 다른 많은 경우처럼 말은 쉬우나 실제로 행동에 옮기기는 어렵다. 처음 얼마동안은 자신의 독립적인 생각을 유지할 수 있겠지만 시장이 자신의 생각과는 달리 다수가 움직이는 쪽으로 움직이면 시간이 가면 갈수록 마음이 약해지고 결국은 포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 인간이 저지르기 쉬운 심리적인 결함 6: 기타 등등,,

이 외에도 많은 사례와 현상들이 있다. 예를 들면 질문을 던지는 방식이 이미 대답에 큰 영향을 준다든가, 내려간 주식이 처음 산 가격으로 다시 올라오기만 하면 바로 팔겠다고 아무런 근거도 없이, 누구도 기억해 주지 않고 혼자만 기억하는 처음 산 가격을 기준으로 들고 나오는 경우라든가, 새로운 정보에 과민 반응, 단기 정보로 장기 예측하기, 가랑비에 옷 젖듯이 조그만 변화의 누적이 만들어 내는 큰 효과 무시하기 등 수없이 많은 사례들을 찾아낼 수 있다. 행위금융이론은 아직 초기 단계에 있다. 이런 사례들이 더 큰 개념들로 묶이지 않았고, 또 개념들끼리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것을 잘 정리하지 못하고 있다. 나아가서 이런 현상들을 구체적으로 투자에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는 더욱 많은 연구가 있어야 한다.


물론 행위금융이론에 대한 비판도 만만하지는 않다. 주식시장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설명하기 곤란하자 이상한 것을 들고 나온다는 비판도 있으며, 설사 개인적인 차원에서 그런 심리적인 왜곡이 있다 해서 반드시 집단 현상인 주가가 비합리적으로 움직이는 것은 아니라는 주장도 있고, 정말 당신들의 주장처럼 주가가 그런 심리적인 왜곡 때문에 비합리적으로 움직인다면 직접 투자해서 성과를 보여라는 막말까지도 나오고 있다.


행위금융이론에서 다루는 내용들이 단순한 호기심 이상의 의미를 던지는 것은 분명하다. 이런 주장들이 사실이라면, 나 아닌 어떤 것에 내가 지배당하는 일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투자에서도 다른 어떤 것에 지배받아서 자신도 모르게 저지르는 실수를 피할 수도 있다. 결국 우리는 이런 심리적인 왜곡현상을 객관화 시킴으로써 그런 왜곡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을 열수 있으며, 실제로 벗어나기 위해서는 더 많이 생각하고,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 우리는 지금 겨우 하루 24시간 중 2초에 해당하는 지식으로 주식시장을 바라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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