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저성장이 우리에게 의미하는 것(1)
#1."이봐 채기자! 돈이 얼마 있으면 부자일 것 같아? 10억원만 있으면 평생 원금은 건드리지도 못해. 이자율이 연 18%니까 10억원 있으면 연간 1억8000만원이 이자로 나오잖아. 이자소득세 빼고도 한달에 1200만원 이상이 생기는거야. 뭐 요트하고 자가용 비행기 사고 하려면 모자라겠지만 그냥 일반인이 월급쟁이 생활 하면서 이 돈을 다 어디다 쓰겠어?"
1993년 기자가 2년차 햇병아리 기자로 금융권을 출입하던 무렵, 친하게 지내던 모 은행 임원이 해준 말이다. 그때는 이자 개념도 없고 재테크 생각도 안하던 때라 무심코 지나쳤는데 요즘 와서 생각해보면 그때가 정말 그런 시절이었다. 하기야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위기가 왔을 때는 이자율 25%니 40%니 하는 게 낯설지 않았으니 재테크 면에서 보면 정말 황금기였던 셈이다.
#2. 1999년~2000년 벤처 거품 시절의 전설은 `새롬기술` 이었다. 1999년 10월부터 12월 말까지 고작 석달 간 무려 8,000%가 올랐다. 잠깐 쉬었던 주가는 다시 30만8000원까지 수직상승하며 30만원대를 돌파, 저가대비 18,200% 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14년간 이 기록은 깨지지 않고 있다. 지난 해 대선 기간 증권시장을 달구었던 안랩도 새롬기술에 비하면 그야말로 조족지혈(鳥足之血)에 불과하다. 새롬기술 뿐이랴. 당시에는 월급쟁이들도 1000만원, 2000만원 쉽게 벤처기업에 집어넣고 대박 꿈을 꿀 때였다. 단돈 500만원이 10억원으로 변신하는 경우도 있었다. 물론 대다수의 월급쟁이들은? 쏟아부었던 1000만원, 2000만원 다 없던 일 치고 쓸쓸하게 재테크 시장에서 퇴장했다.
1993년 기자가 2년차 햇병아리 기자로 금융권을 출입하던 무렵, 친하게 지내던 모 은행 임원이 해준 말이다. 그때는 이자 개념도 없고 재테크 생각도 안하던 때라 무심코 지나쳤는데 요즘 와서 생각해보면 그때가 정말 그런 시절이었다. 하기야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위기가 왔을 때는 이자율 25%니 40%니 하는 게 낯설지 않았으니 재테크 면에서 보면 정말 황금기였던 셈이다.
#2. 1999년~2000년 벤처 거품 시절의 전설은 `새롬기술` 이었다. 1999년 10월부터 12월 말까지 고작 석달 간 무려 8,000%가 올랐다. 잠깐 쉬었던 주가는 다시 30만8000원까지 수직상승하며 30만원대를 돌파, 저가대비 18,200% 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 14년간 이 기록은 깨지지 않고 있다. 지난 해 대선 기간 증권시장을 달구었던 안랩도 새롬기술에 비하면 그야말로 조족지혈(鳥足之血)에 불과하다. 새롬기술 뿐이랴. 당시에는 월급쟁이들도 1000만원, 2000만원 쉽게 벤처기업에 집어넣고 대박 꿈을 꿀 때였다. 단돈 500만원이 10억원으로 변신하는 경우도 있었다. 물론 대다수의 월급쟁이들은? 쏟아부었던 1000만원, 2000만원 다 없던 일 치고 쓸쓸하게 재테크 시장에서 퇴장했다.
![]() 새롬기술 1999년 10월부터 1999년 12월 말까지 주가차트 |
지금와서 곰곰 생각해보면 어떤 기업에 투자하든 제일 중요한 것은 장부를 확보하는 일이었다. 즉, 이 기업에 돈이 들어오는지 나가는지, 어디서 돈이 들어오는지, 누구 허락을 받고 나가는지 통제할 수 없으면 말짱 꽝이라는 거다. 도장이든 통장이든 돈을 통제할 수 있는 힘 없이 자기 돈을 투자하는 것은 "그냥 니맘대로 쓰세요"하고 돈을 버리는 것이나 다름없다. 회장님들이 왜 "아무리 조그만 기업, 아무리 적은 돈 이라도 지분 51%를 확보할 수 없으면 투자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갖고 있는지, 2000년 벤처 거품에서 수많은 월급쟁이들이 생돈 날려가며 뼈아프게 터득한 진리였다.
#3. 신도시 광풍이 불던 1990~2000년대는 부동산에서도 수없는 전설이 탄생했다. 수서에서 농사를 지으시던 한 아버님. 수서가 개발된다면 보상비를 주길래 그 돈으로 분당 가서 땅을 사셨다. 조금 있으니 분당도 개발된다고 난리를 쳐서 수지로 옮겨서 다시 농사지을 땅을 구하셨다. 수지도 개발돼서 아산으로 옮기셨다. 아산마저 보상비 준다고 하자 버럭 화를 내셨다.
"아니, 이 놈의 나라는 농사도 못짓게 허구헌날 XX혀!!!" 그 아버님은 소박하게 농사짓기를 소망하셨으나 계속 개발이 따라붙었던 시절이다. 일산, 분당, 수지는 물론이요 가깝게는 판교까지 별 생각없이 농사나 짓던 분들이 갑자기 돈벼락을 맞는 바람에 웃지 못할 광경도 많았다. 논두렁 밭두렁마다 거창한 검은색 그랜저가 서 있고 농사짓는 아버님들이 그랜저 트렁크 에서 고무장화랑 낫, 괭이 꺼내시는 광경도 종종 목격되던 시절이었다. 시골에서 공부깨나 한다고 서울 명문대학에 입학해 뼈빠지게 월급쟁이 생활하다 동창회 나가면 시골에서 농사짓던 공부 못하던 동창들이 개발 붐에 떼돈을 벌었다며 한턱 거하게 내는 일도 드물지 않았다.
이런 전설적인 일들은 이제 그야말로 전설로 남았다. 연 8~9%의 고성장을 구가하던 시절에는 금융이든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사면 오르고 자고나면 부자가 돼 있는 일이 간혹 있었다. 주변에서 그런 사람들을 심심찮게 보기도 했고 나 자신에게도 그런 시절이 오려니 희망에 부풀기도 했다.
하지만 8분기째 0%대 성장률을 기록하고 올해 잘해봐야 연 2.6% 성장이 예상되는 저성장 국면에서는 과거와 같은 재테크 패턴은 통하지 않게 됐다. 시중 금리가 연 3%대를 왔다갔다 하는 지금 전세를 받아봐야 돈 넣어놓을 데가 없고 적금을 넣어도 연 1% 이자 받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새 정부는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을 연 2000만원으로 낮춰놓았으니 섣불리 이자받으려 은행에 넣었다가는 세금으로 나가는 돈이 적지 않은 판국이다.
남양유업 대리점주 사태, 편의점주 자살 사태 등의 이면에도 저성장이 있다. 과거에는 밀어내기를 하든, 욕설을 하든 어쨌거나 대리점이나 편의점을 해서 먹고 살 만 했다. 그러니 참고 견뎠던 것이다. 하지만 저성장, 저소비 시대에는 물건도 안팔리고 먹고 살만하지가 않아진다. 그러니 욕설을 먹거나 억지로 떠안기를 당하면 참지 못하게 되고 참을 이유도 사라진다.
#3. 신도시 광풍이 불던 1990~2000년대는 부동산에서도 수없는 전설이 탄생했다. 수서에서 농사를 지으시던 한 아버님. 수서가 개발된다면 보상비를 주길래 그 돈으로 분당 가서 땅을 사셨다. 조금 있으니 분당도 개발된다고 난리를 쳐서 수지로 옮겨서 다시 농사지을 땅을 구하셨다. 수지도 개발돼서 아산으로 옮기셨다. 아산마저 보상비 준다고 하자 버럭 화를 내셨다.
"아니, 이 놈의 나라는 농사도 못짓게 허구헌날 XX혀!!!" 그 아버님은 소박하게 농사짓기를 소망하셨으나 계속 개발이 따라붙었던 시절이다. 일산, 분당, 수지는 물론이요 가깝게는 판교까지 별 생각없이 농사나 짓던 분들이 갑자기 돈벼락을 맞는 바람에 웃지 못할 광경도 많았다. 논두렁 밭두렁마다 거창한 검은색 그랜저가 서 있고 농사짓는 아버님들이 그랜저 트렁크 에서 고무장화랑 낫, 괭이 꺼내시는 광경도 종종 목격되던 시절이었다. 시골에서 공부깨나 한다고 서울 명문대학에 입학해 뼈빠지게 월급쟁이 생활하다 동창회 나가면 시골에서 농사짓던 공부 못하던 동창들이 개발 붐에 떼돈을 벌었다며 한턱 거하게 내는 일도 드물지 않았다.
이런 전설적인 일들은 이제 그야말로 전설로 남았다. 연 8~9%의 고성장을 구가하던 시절에는 금융이든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사면 오르고 자고나면 부자가 돼 있는 일이 간혹 있었다. 주변에서 그런 사람들을 심심찮게 보기도 했고 나 자신에게도 그런 시절이 오려니 희망에 부풀기도 했다.
하지만 8분기째 0%대 성장률을 기록하고 올해 잘해봐야 연 2.6% 성장이 예상되는 저성장 국면에서는 과거와 같은 재테크 패턴은 통하지 않게 됐다. 시중 금리가 연 3%대를 왔다갔다 하는 지금 전세를 받아봐야 돈 넣어놓을 데가 없고 적금을 넣어도 연 1% 이자 받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새 정부는 금융소득종합과세 기준을 연 2000만원으로 낮춰놓았으니 섣불리 이자받으려 은행에 넣었다가는 세금으로 나가는 돈이 적지 않은 판국이다.
남양유업 대리점주 사태, 편의점주 자살 사태 등의 이면에도 저성장이 있다. 과거에는 밀어내기를 하든, 욕설을 하든 어쨌거나 대리점이나 편의점을 해서 먹고 살 만 했다. 그러니 참고 견뎠던 것이다. 하지만 저성장, 저소비 시대에는 물건도 안팔리고 먹고 살만하지가 않아진다. 그러니 욕설을 먹거나 억지로 떠안기를 당하면 참지 못하게 되고 참을 이유도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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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성장·저금리 시기에는 재테크를 해도 돈을 벌기가 쉽지 않아진다. 상장기업들이 갖고 있는 유보금만 832조원이다. 어딘가에 투자해서 뭔가 먹을 수 있는게 있다면 왜 이런 큰 기업들이 돈을 싸들고 있겠는가. 돈을 벌 수 있다는 확신만 있으면 정부에서 무슨 짓을 하든 투자를 하는게 기업이다. 그만큼 날고 기는 인재들이 모였다는 대기업들도 돈 벌 기회를 찾기가 쉽지 않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러니 개인들이야 오죽하겠는가. 저금리·저성장 시대에는 돈을 벌고 모으는 것도 중요하지만 까먹지 않는 게 더 중요해진다. 이른바 자산 디플레이션에 대응해서 있는 자산을 고스란히 지키는 것이야말로 저성장 시대의 화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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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만난 한 선배의 푸념이다. 2010년 전셋값 폭등기에 이제는 집값이 좀 오르려나 싶어서 전세 끼고 대출 얹어서 아파트 한 채를 덜컥 더 샀던 장본인이다. 집값이 좀 오르면 원래 있던 아파트는 팔고 새로 산 아파트는 두고두고 살겠다고 포부를 밝혔었는데 결과는 아파트 두채 끼고 이자 내랴, 원금 상환하랴 죽어나는 모습이었다. 그동안 부었던 적금 다 깨고 보험마다 약관 대출에 중도 인출까지 해서 어찌어찌 버터왔는데 슬슬 한계에 부닥치는 모양새다.
"아파트 두개 중에 하나만 팔려도 숨통이 트이겠는데...정부가 4.1부동산종합대책을 내놓으면서 1가구1주택자 주택을 사야만 5년간 양도소득세를 면제해준다고 조건을 걸어놓는 바람에 도무지 팔리지가 않아. 그동안 이자에 세금으로 나간 돈을 생각하면 정말 이가 갈린다. 내가 두번 다시 아파트 사면 성(姓)을 갈겠다."
전세금 올려 대출금 끄고 매달 애 교육비며 쇼핑비 줄여 몇달 모은 돈으로 대출금 갚는 식으로 악전고투 중이다. 대출금리가 많이 내렸다고 해서 은행마다 돌아다녀 봤지만 아파트 가격자체가 떨어지는 바람에 대출금 갈아타기는 언감생심이다. 전세금 감안하면 오히려 과거 대출금액이 너무 많다며 대출금 상환을 독촉하는 소리나 듣기 십상이다.
그래도 야금야금 허리띠 졸라맨 덕분에 최근 1년새 1억원 가까이 빚을 털었다고 했다.
"그 동안 낸 이자 생각하면 속이 쓰리지만 어쩌겠냐. 팔자에 없는 돈 욕심, 집 욕심 부렸다가 쎄게 한방 얻어맞은 셈 쳐야지. 당분간 대출금 다 갚을때까지 쇼핑이고 외식이고 전부 금지다. 전세금만 마련되면 월세로 전환해서 임대사업자 해야겠다."
한국인들이 빚을 갚고 있다. 우스개소리로 단군이래 처음이요 유사이래 최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1분기중 자금순환`자료를 보면 1분기말 기준 가계의 차입금액이 작년 말보다 1조7000억원 감소한 1157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가계 차입금액이 감소한 것은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9년 1분기 이후 처음이고 감소폭으로는 2003년 통계 작성 후 최대치다. 지난 해 가계부채를 갖고 있는 가구들의 평균 부채액은 8187만원으로 1년 전보다 1.2% 감소했다. 특히 금융부채액이 3.9%나 감소했다.
실제로 한국인들이 빚은 갚은 걸까? 회계처리상으로만 부채가 감소했을 뿐 실제 대출상환은 이뤄지지 않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집을 팔아도 대출금과 전세금을 갚지 못하는 깡통주택이 수두룩한데 은행들이 집행을 미룬 채 그냥 묻어두고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써브 조사에 따르면 6월 첫째주 기준 전국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2억 8153만원이고 이보다 전세금이 더 비싼 아파트는 55만 9778가구로 조사됐다. 2006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본격적인 부동산 침체가 시작되기 이전인 지난 2008년 6월에는 전국 평균 매입가보다 전세금이 높은 아파트가 19만 3000여 채에 불과했다.
http://news.naver.com/main/hotissue/read.nhn?mid=hot&sid1=101&cid=938832&iid=24066894&oid=009&aid=0002978803&ptype=021
그러니 개인들이야 오죽하겠는가. 저금리·저성장 시대에는 돈을 벌고 모으는 것도 중요하지만 까먹지 않는 게 더 중요해진다. 이른바 자산 디플레이션에 대응해서 있는 자산을 고스란히 지키는 것이야말로 저성장 시대의 화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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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저성장이 우리에게 의미하는 것(2)
지난 20년간 재테크를 지배한 중심 개념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부채도 자산`이라는 믿음일 것이다. 나 역시 대학교때 회계학을 배우면서 "빚이 자산 항목에 들어간다는 말야?"라며 신기하게 생각했던 기억이 뚜렷하다. 만약 돈을 빌려서 그 이상의 수익을 낼 수만 있다면 분명 부채는 매력적인 자산일 수 있다. 특히 돈을 빌리는 것이 어려워 그 자체가 능력으로 여겨지던 시절에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집을 살 때도 전세금 끼고 대출 얹어서 자기 돈은 거의 안들이고 사는 것이 기본이었다. 4억원짜리 집을 사면 대출 2억원에 전세 1억5000만원 끼워 사는 게 통상의 공식. 자기 돈은 5000만원 남짓만 있으면 됐다. 이자 내면서, 전세금 슬슬 올려가면서 버티다 보면 바로 좋은 시절이 왔다. 집값이 올라서 5억이 되면 전세 있는 채로 팔아서 대출만 갚으면 됐다. 5000만원 투자해서 1억원 버는 게임이었으니 안하면 바보 였다. 회수한 1억5000만원을 종잣돈 삼아 5000만원씩 넣고 전세 끼고 대출 받는 식으로 분화하면 3채, 6채씩 늘려갈 수 있는 신비의 레버리지 마법이었다.
하지만 참여정부 이후 "집 가진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겠다"면서 종합부동산세를 비롯한 각종 세금이 왕창 얹어져 수익률이 대폭 악화되기 시작했다. 주식을 하면 거래세를 제외하고는 별로 세금 낼 게 없는데 비해 부동산은 취득세 등록세 양도소득세 등 거래세는 물론이요 종합부동산세 주택세 토지세까지 보유세 부담이 크게 높아졌다. 2007년 이후 부동산 시장 약세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인구구조 변화를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2018년까지 우리나라 인구가 정점을 찍은 후에 감소세로 돌아섬에 따라 주택수요 자체가 줄어들 것이라는 이론이 그것이다.
집을 살 때도 전세금 끼고 대출 얹어서 자기 돈은 거의 안들이고 사는 것이 기본이었다. 4억원짜리 집을 사면 대출 2억원에 전세 1억5000만원 끼워 사는 게 통상의 공식. 자기 돈은 5000만원 남짓만 있으면 됐다. 이자 내면서, 전세금 슬슬 올려가면서 버티다 보면 바로 좋은 시절이 왔다. 집값이 올라서 5억이 되면 전세 있는 채로 팔아서 대출만 갚으면 됐다. 5000만원 투자해서 1억원 버는 게임이었으니 안하면 바보 였다. 회수한 1억5000만원을 종잣돈 삼아 5000만원씩 넣고 전세 끼고 대출 받는 식으로 분화하면 3채, 6채씩 늘려갈 수 있는 신비의 레버리지 마법이었다.
하지만 참여정부 이후 "집 가진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겠다"면서 종합부동산세를 비롯한 각종 세금이 왕창 얹어져 수익률이 대폭 악화되기 시작했다. 주식을 하면 거래세를 제외하고는 별로 세금 낼 게 없는데 비해 부동산은 취득세 등록세 양도소득세 등 거래세는 물론이요 종합부동산세 주택세 토지세까지 보유세 부담이 크게 높아졌다. 2007년 이후 부동산 시장 약세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인구구조 변화를 주요 원인으로 꼽는다. 2018년까지 우리나라 인구가 정점을 찍은 후에 감소세로 돌아섬에 따라 주택수요 자체가 줄어들 것이라는 이론이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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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나는 인구구조 변화보다 참여정부 시기 부동산에 가해진 과도한 세금이 부동산 시장 장기침체의 원인이라고 본다. 인구 구조 변화가 원인이라면 영국, 프랑스 등 우리보다 먼저 인구구조 변화를 겪었던 국가들에서도 동일한 시장 침체가 나타나야 할 텐데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다. 현 정부가 지난 4월1일 부동산종합대책을 내놓긴 했지만 근본적으로 부동산 세제구조를 개혁하기 보다는 일시적 면제에 그쳤기 때문에 한계가 뚜렷하다. 그나마 조건이 하도 까다로워서 내가 사고 싶은 집을 발견했는데 집주인이 1가구 2주택자면 나중에 양도세를 면제받지 못한다는 식의 기이한 대책이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제도 등은 국회에 계류된 지 부지하세월이다. 부자들을, 집 가진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하겠다는 배아픈 사람들의 카타르시스가 여전히 팽배한 탓이다. 그러나 우리나가 기왕 자본주의 시장 경제 체제를 지향하는 마당에 부자들을 이렇게 적대시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 국민 누구나가 가급적이면 부자가 돼서 물질적 빈곤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를, 국민 모두가 부유해지기를 꿈꾸고 독려하는 게 이 체제 아니었던가? 특히나 서민, 서민 외치면서 서민들을 잘 살게 할 궁리는 안하고 어떻게든 중산층이나 중상층들을 서민으로 끌어내리는 데 골몰하는 정치인들을 보면 참으로 그들에게 주는 연간 7억원의 세비와 품위유지비와 보좌진 월급 등이 실로 아깝다.
어찌됐든 참여정부 시절 부동산에 무차별적으로 얹었던 과도한 세금 체계를 손질하지 않는 한 부동산 시장의 근본적인 회복은 힘들다.
대출을 얻고 전세를 끼워서 집을 산 후 집값 상승의 차이를 노리는 수법은 그래서 당분간 통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과거에 그런 레버리지를 기대하고 이미 일을 저질러 놓은 상황이라면 참으로 곤란하게 됐다. 거꾸로 대출이자가 날로 목을 옥죄고 집을 사겠다는 사람은 없으며 집값은 하루하루 하향곡선을 그리는 몇 년의 세월이 이어진 탓이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제도 등은 국회에 계류된 지 부지하세월이다. 부자들을, 집 가진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하겠다는 배아픈 사람들의 카타르시스가 여전히 팽배한 탓이다. 그러나 우리나가 기왕 자본주의 시장 경제 체제를 지향하는 마당에 부자들을 이렇게 적대시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 국민 누구나가 가급적이면 부자가 돼서 물질적 빈곤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를, 국민 모두가 부유해지기를 꿈꾸고 독려하는 게 이 체제 아니었던가? 특히나 서민, 서민 외치면서 서민들을 잘 살게 할 궁리는 안하고 어떻게든 중산층이나 중상층들을 서민으로 끌어내리는 데 골몰하는 정치인들을 보면 참으로 그들에게 주는 연간 7억원의 세비와 품위유지비와 보좌진 월급 등이 실로 아깝다.
어찌됐든 참여정부 시절 부동산에 무차별적으로 얹었던 과도한 세금 체계를 손질하지 않는 한 부동산 시장의 근본적인 회복은 힘들다.
대출을 얻고 전세를 끼워서 집을 산 후 집값 상승의 차이를 노리는 수법은 그래서 당분간 통하지 않는다. 뿐만 아니라 과거에 그런 레버리지를 기대하고 이미 일을 저질러 놓은 상황이라면 참으로 곤란하게 됐다. 거꾸로 대출이자가 날로 목을 옥죄고 집을 사겠다는 사람은 없으며 집값은 하루하루 하향곡선을 그리는 몇 년의 세월이 이어진 탓이다.
집값이 오르기는 커녕 원래 샀던 가격 이하로 떨어진 곳도 수두룩하다. 8년전 2억5000만원 대출끼고 4억5000만원에 산 집이 한때는 8억원까지 호가했었으나 지금은 다시 5억원 언저리로 떨어졌다는 얘기들이 여기저기서 들린다. 그나마 팔려면 4억원대 초반 으로 낮춰야 가능할 지 모르겠다는 소리까지 들으면 억 소리가 절로 난다. 2억5000만원 대출이면 평균 잡아 연간 2000만원의 이자를 8년간 냈으니 그것만 해도 1억6000만원. 거기에 2억원 현금을 그냥 예금이자로 들고 있었다고 가정할 경우의 기회비용(연 4% 이자율로 계산)도 6400만원에 달한다.
그 뿐이랴. 만약 그 2억원으로 삼성전자 주식을 샀다고 하면???? 그야말로 거품 물고 넘어갈 일이다.
지난 7년간의 부동산 침체기를 겪으면서 다소 정도의 차이는 있을 지 모르지만 집을 갖고 있던 사람, 무리하게 집을 산 사람들은 물론이요 전셋값 급등으로 집없어 전세 월세사는 사람들 모두 극심한 고통을 겪었다. 참여정부의 정책목표가 이명박정부를 넘어 박근혜정부까지 정책 효과를 내고 있으니 아이러니다. 그 정책효과가 집 가진 사람만 고통을 겪게 한 것이 아니라는 게 문제라면 문제다. 집 없는 사람들에게는 더 큰 고통을 겪게 하고 전세금 조차 없어 월세로 밀린 사람들은 거의 영원히 서민 탈출을 불가능하게 만들어 놓을 만큼 전 국민을 수렁에 빠뜨렸으니 말이다.
그 뿐이랴. 만약 그 2억원으로 삼성전자 주식을 샀다고 하면???? 그야말로 거품 물고 넘어갈 일이다.
지난 7년간의 부동산 침체기를 겪으면서 다소 정도의 차이는 있을 지 모르지만 집을 갖고 있던 사람, 무리하게 집을 산 사람들은 물론이요 전셋값 급등으로 집없어 전세 월세사는 사람들 모두 극심한 고통을 겪었다. 참여정부의 정책목표가 이명박정부를 넘어 박근혜정부까지 정책 효과를 내고 있으니 아이러니다. 그 정책효과가 집 가진 사람만 고통을 겪게 한 것이 아니라는 게 문제라면 문제다. 집 없는 사람들에게는 더 큰 고통을 겪게 하고 전세금 조차 없어 월세로 밀린 사람들은 거의 영원히 서민 탈출을 불가능하게 만들어 놓을 만큼 전 국민을 수렁에 빠뜨렸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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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금리·저성장이 우리에게 의미하는 것(3)
"6월초에 상암동 아파트 전세금을 4000만원 올렸는데 올리면 뭐하냐. 세입자가 올린 만큼 대출금 상환하지 않으면 계약서 안쓰겠다고 해서 고스란히 은행에 갖다줬지 뭐. 주택담보대출은 4%대고 주식투자한다고 날린 보험약관대출은 6%대라 보험대출 먼저 갚으려고 했는데... 입맛이 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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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두개 중에 하나만 팔려도 숨통이 트이겠는데...정부가 4.1부동산종합대책을 내놓으면서 1가구1주택자 주택을 사야만 5년간 양도소득세를 면제해준다고 조건을 걸어놓는 바람에 도무지 팔리지가 않아. 그동안 이자에 세금으로 나간 돈을 생각하면 정말 이가 갈린다. 내가 두번 다시 아파트 사면 성(姓)을 갈겠다."
전세금 올려 대출금 끄고 매달 애 교육비며 쇼핑비 줄여 몇달 모은 돈으로 대출금 갚는 식으로 악전고투 중이다. 대출금리가 많이 내렸다고 해서 은행마다 돌아다녀 봤지만 아파트 가격자체가 떨어지는 바람에 대출금 갈아타기는 언감생심이다. 전세금 감안하면 오히려 과거 대출금액이 너무 많다며 대출금 상환을 독촉하는 소리나 듣기 십상이다.
그래도 야금야금 허리띠 졸라맨 덕분에 최근 1년새 1억원 가까이 빚을 털었다고 했다.
"그 동안 낸 이자 생각하면 속이 쓰리지만 어쩌겠냐. 팔자에 없는 돈 욕심, 집 욕심 부렸다가 쎄게 한방 얻어맞은 셈 쳐야지. 당분간 대출금 다 갚을때까지 쇼핑이고 외식이고 전부 금지다. 전세금만 마련되면 월세로 전환해서 임대사업자 해야겠다."
한국인들이 빚을 갚고 있다. 우스개소리로 단군이래 처음이요 유사이래 최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1분기중 자금순환`자료를 보면 1분기말 기준 가계의 차입금액이 작년 말보다 1조7000억원 감소한 1157조1000억원을 기록했다. 가계 차입금액이 감소한 것은 금융위기 직후였던 2009년 1분기 이후 처음이고 감소폭으로는 2003년 통계 작성 후 최대치다. 지난 해 가계부채를 갖고 있는 가구들의 평균 부채액은 8187만원으로 1년 전보다 1.2% 감소했다. 특히 금융부채액이 3.9%나 감소했다.
실제로 한국인들이 빚은 갚은 걸까? 회계처리상으로만 부채가 감소했을 뿐 실제 대출상환은 이뤄지지 않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집을 팔아도 대출금과 전세금을 갚지 못하는 깡통주택이 수두룩한데 은행들이 집행을 미룬 채 그냥 묻어두고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써브 조사에 따르면 6월 첫째주 기준 전국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2억 8153만원이고 이보다 전세금이 더 비싼 아파트는 55만 9778가구로 조사됐다. 2006년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본격적인 부동산 침체가 시작되기 이전인 지난 2008년 6월에는 전국 평균 매입가보다 전세금이 높은 아파트가 19만 3000여 채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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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수치가 2009년 20만 8412가구, 2010년 27만 5894가구, 2011년 38만 4958가구, 2012년 48만 6027가구, 2013년 6월에는 55만 9778가구로 증가한 것이다. 전국 아파트 가구수(635만 7640)의 8.8%다. 2008년 이후 지난 5년 간 전국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은 0.39% 오른 반면 전세금은 41.7%나 상승한 탓이다. 입지, 브랜드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어쨌든 집을 팔고도 전세금 빼주려면 집주인이 자기 돈을 보태야 한다는 것이니 시세차익은 커녕 집 안고 신음하는 사람이 부지기수란 얘기다.
지난 5년간 집 값만 아니라 주식도 별 볼일이 없었다. 개인투자자들은 폭탄돌리기에 걸려 투자금을 탕진한 경우도 많다. 오죽하면 박근혜대통령이 취임 하자마자 주가조작 세력 집중 단속부터 외쳤겠는가. 적금이나 보험을 깨서 대출을 상환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출 갈아타기 조차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니 가계부채 축소가 믿어지지 않을 법도 하다.
전체 가계부채는 1157조원에 달하는데 그중 1조7000억원 줄었다고 해봐야 0.15%에 불과한 비중이다. 그렇긴 해도 가계부채 증가세가 꺽였다는 점은 주목할 만 하다. 기존 채무자들의 부채 상환액이 새로 빚을 얻는 사람들의 신규대출액을 앞질렀다는 얘기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돈을 더 빌려서 투자하라고 하는데 개인이나 기업이나 돈을 빌리거나 투자를 할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어보인다. 제조업이나 서비스업, 금융업, 자영업 등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모든 것이 공급과잉 상태여서 웬만해서는 투자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탓이다. 이런 시기에는 위에 적은 선배처럼 빚을 최소화해서 저성장에 버틸 체력을 갖추는게 우선이다.
가구 소득은 늘지만 부채를 갚느라 허리띠를 졸라매니 소비가 줄고 물가도 떨어진다.
우리나라의 물가상승률은 7개월째 1%대를 기록하고 있는데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경제성장률은 8분기 연속 0%대를 기록했다. 올해 연간 물가상승률이 1%대에 머물 가능성이 커지면서 1990년대 초반 일본과 유사한 디플레이션 상태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5년간 집 값만 아니라 주식도 별 볼일이 없었다. 개인투자자들은 폭탄돌리기에 걸려 투자금을 탕진한 경우도 많다. 오죽하면 박근혜대통령이 취임 하자마자 주가조작 세력 집중 단속부터 외쳤겠는가. 적금이나 보험을 깨서 대출을 상환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출 갈아타기 조차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니 가계부채 축소가 믿어지지 않을 법도 하다.
전체 가계부채는 1157조원에 달하는데 그중 1조7000억원 줄었다고 해봐야 0.15%에 불과한 비중이다. 그렇긴 해도 가계부채 증가세가 꺽였다는 점은 주목할 만 하다. 기존 채무자들의 부채 상환액이 새로 빚을 얻는 사람들의 신규대출액을 앞질렀다는 얘기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돈을 더 빌려서 투자하라고 하는데 개인이나 기업이나 돈을 빌리거나 투자를 할 생각은 눈곱만큼도 없어보인다. 제조업이나 서비스업, 금융업, 자영업 등 어느 분야를 막론하고 모든 것이 공급과잉 상태여서 웬만해서는 투자수익을 기대하기 어려운 탓이다. 이런 시기에는 위에 적은 선배처럼 빚을 최소화해서 저성장에 버틸 체력을 갖추는게 우선이다.
가구 소득은 늘지만 부채를 갚느라 허리띠를 졸라매니 소비가 줄고 물가도 떨어진다.
우리나라의 물가상승률은 7개월째 1%대를 기록하고 있는데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경제성장률은 8분기 연속 0%대를 기록했다. 올해 연간 물가상승률이 1%대에 머물 가능성이 커지면서 1990년대 초반 일본과 유사한 디플레이션 상태에 빠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경제성장률이 떨어지면서 근로자들의 실질임금이 줄어들고 중산층들이 애써 장만했던 집값이 하락, 소비를 위축시키는 악순환의 길로 접어들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STX그룹을 비롯해서 한계점에 부딪힌 기업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개인들도 한계상황을 호소하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 만약 이 상황에서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본격화되면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를 능가하는 새로운 위기가 닥칠 것이라는 불안이 커지고 있다.
http://news.naver.com/main/hotissue/read.nhn?mid=hot&sid1=101&cid=938832&iid=24066894&oid=009&aid=0002978803&ptype=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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