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가격 하락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장기적인 불황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신호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벤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제시한 출구전략 등 외부 충격에 따른 일시적 조정이 아니라,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 수요 감소로 원자재 시장 자체가 본격적인 하향곡선을 그리기 시작한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원자재 시장의 ‘슈퍼사이클’ 시대가 막을 내리고 투자자들이 시장에서 빠르게 빠져나가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2일 아시아판으로 전했다.
원자재 가격은 그동안 신흥국의 수요 증가로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왔다. 1998년부터 2008년까지 10년동안 원자재 가격은 2배 가까이 올랐다. 특히 석유와 금 가격은 같은 기간 7배가량 뛰어오르며 슈퍼사이클 시대를 주도했다.
그러나 이같은 원자재 슈퍼사이클은 2008년 금융위기를 맞아 흔들리기 시작했다. 2008년 정점을 찍고 급락한 원자재 가격은 2011년까지 등락을 거듭하며 서서히 오르는 듯했다. 하지만 남유럽발 재정위기로 글로벌 시장이 얼어붙은 2011년 중반 이래 원자재 시장은 다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올들어 시장 사정은 더 나빠졌다. 올 1분기 다우존스 UBS 원자재지수는 10.5% 떨어졌다. 구리, 알루미늄, 니켈 등의 금속 원자재는 20% 하락한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원자재 시장의 불황을 감지한 투자자들은 썰물처럼 시장에서 빠져나가고 있다. 그 여파에 원자재 투자자금 규모는 정점에 올랐던 지난해보다 21% 줄어들어 3490억 달러에 머물렀다. 특히 최근 금에 대규모 베팅을 했던 존 폴슨 등 거물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보고 광산기업인 리오틴토그룹이나 앵글로아메리칸PLC 등이 채굴 사업자산에 감가상각을 신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투자자들의 시장 탈출 행렬은 더욱 가속화되는 분위기다.
이처럼 원자재 시장이 불황의 늪에 접어든 배경으로 전문가들은 약화된 중국 경제 성장을 주목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 경제 성장세는 둔화되고 있다. 중국의 2분기 경제성장률은 7.5%로 1분기 7.7%에 비해 0.2% 떨어졌다. 이는 지난 3년간 평균치인 10%보다 2.5% 밑도는 수준이다.
이는 중국 정부의 경제 전략 변화에 기반하고 있다. 중국은 대규모 사회기반건설 사업으로 국가재정이 악화될 수 있다고 판단, 인위적 경기부양책에서 소비중심 경제로 경제 기조를 전환하고 있다.
이에 따라 원자재 시장의 호황을 주도했던 주역이 이제 거꾸로 하향세를 이끌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원자재 시장의 과잉공급과 주요국이 취하고 있는 양적완화 출구전략도 슈퍼사이클 종료에 부채질하는 요소로 꼽힌다. 미국의 셰일석유 혁명 등의 요인으로 급증한 원자재 생산이 시장가격을 떨어뜨리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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